어느 날 두 친구가 긴 인생길을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그 길은 더 이상 젊은 날처럼 가볍고 쾌활하지 않았다. 세월의 바람에 마음은 닳고 마모되었으며 삶의 무게는 등을 구부리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묵묵히 함께 걷고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겪어온 기쁨과 슬픔, 다툼과 오해, 화해와 눈물은 여전히 다시 단단히 이어주는 현실이 되었다. 길을 걷던 한 친구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걸을 수 있을까? 하늘을 보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져! 다른 친구는 땅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하늘은 멀리 지금 우리는 이 길 위에 있어 발 밑을 봐야 넘어지지 않아! 한 사람은 삶의 방향을 이야기 했고 다른 한사람은 삶의 현실을 이야기 했다. 젊은 날 같았으면 충돌했을 대화였지만 이제는 서로의 관점을 품을 수 있을 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말없이 웃었다. 젊을 때 친구란 나와 닮아있는 사람이었다.
많은 친구를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꺼내어 보여줄 단 한사람이면 충분하다고 느낀다. 나의 먼 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사람 나의 무거운 짐을 함께 감당해 줄 수 있는 사람, 우정이란 결국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용기이다. 청춘의 우정은 느리고 깊으며 따뜻해야 한다.
누가 잘했느냐 보다 누가 끝까지 곁을 지켜주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때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 아래 조금씩 서로의 등을 받친다. 젊을 땐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가가 더 중요했다면 중년 이후에는 내가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는가가 더 큰 의미가 된다.
우정이란 받음에서 줌으로 전환되는 인생에 지혜이며 그렇게 우리는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서로의 등불이 된다.
친구란 같은 시간을 공유한 시간의 증인이다. 오래된 친구는 내 삶의 제3의 자서전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이다.
가족조차 잊은 나의 젊은 날을 기억해주고 아무에게도 꺼내지 못한 마음속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 놓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어쩌면 노년에 만나는 친구는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일지도 모른다. 친구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오늘 우리는 여기에 덧붙인다.
친구란 서로의 다른 상처를 품으며 끝까지 옆은 지켜주는 사람이다.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 내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 사람, 나의 부끄러운 시절조차 기억해 주는 사람, 그 사람이 곁에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젊고 따뜻한 사람이다.
지금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면 오늘 안부를 전해보라, 우리는 이제 연락해야할 이유보다 연락하지 못할 이유가 더 많아지는 나이에 살고 있으니까요 우정은 관계가 아니라 존재의 깊이를 함께 견뎌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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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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