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줄이고 가까운 곳으로 빠르게 이동
▶ 좋은 집 나오면 하루 만에 계약·입주
▶ 직장 이동 잦은 MZ세대 중심 확산

이케아, 웨이페어 등에서 판매하는 조립식 가구는 운반 비용보다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아, 많은 사람들이 이사 대신 새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로이터]

직장 이동 잦은 젊은 세대, 작은 집 또는 은퇴 단지로 옮기는 고령층 사이에서 규모가 작은 초단기 이사인‘마이크로 무브’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로이터]
이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부터 쌓인다. 아무리 준비해도 끝나지 않는 게 바로 이사 준비다. 그런데 최근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마이크로 무브’가 새 이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 무브는 짧은 거리로, 적은 짐만 옮기며, 신속하게 끝내는 이사 방식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 며칠 안에 이사 결정
생활 서비스 플랫폼 ‘태스크래빗’(Taskrabbit)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부분 이사(일부 짐만 옮기는 형태의 이사)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거리 이사는 29%, 당일 이사 서비스 예약은 19% 각각 늘었다.
이사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규모가 작은 이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로 새 직장, 더 좋은 임대 조건, 룸메이트 변경, 새 동네를 경험해 보고 싶은 이유 등 즉각적인 생활 변화 때문에 이사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예전에는 몇 달 전부터 이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사짐이 적고 일정이 유연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며칠 안에 이사를 결정하고 바로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이 같은 마이크로 무브 추세는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교외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도시에서 교외로 이동하거나, 같은 지역 내에서 동네를 옮기거나, 더 작은 집으로 다운사이징하는 등 가볍고 빠르게 이동하는 트렌드가 전국적으로 새 주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좋은 집 찾으면 바로 이사
마이크로 무브가 증가하는 이유는 바로 주택난과 높은 렌트비다. 괜찮은 집이 나오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계약하고 신속히 이사해야 하는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마이크로 무브 트렌드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사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발견한 뒤 빠르게 입주 승인을 받고, 당일이나 다음 날 바로 이사해야 하는 사례가 실제로도 크게 늘고 있다.
태스크래빗의 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당일 또는 초단기 이사는 뉴욕시(전년 대비 15% 증가), 시카고(11%), 샌프란시스코(18%) 등 대도시에서 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높은 주거비 역시 마이크로 무브 트렌드를 부추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렌트비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더 저렴한 집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떤 경우는 출퇴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장 가까이로 이사하거나, 재택근무를 활용해 더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경우도 많은데 모두 마이크로 무브의 수요층으로 볼 수 있다.
■ 젊은층은 유연성, 고령층은 다운사이징
젊은 세대의 주거 방식 변화도 마이크로 무브 확산 배경으로 분석된다. ‘전국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치솟는 집값과 높은 금리로 인해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주택 구매 대신 임대주택 중심의 생활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아파트를 옮겨 다니거나, 새로운 직장을 따라 이사하고, 정착하기 전에 여러 도시를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거주 경험과 유연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 젊은 세대는 가구나 짐을 많이 보유하지 않아 이사가 훨씬 쉽고 빈번한 편이다.
반면 고령층에서는 정반대의 이유로 최근 잦은 이사에 나서고 있다. 고령층 가운데 자녀를 키우던 큰 집을 떠나 작은 규모의 주택이나 은퇴 커뮤니티 중심의 주거 공간으로 옮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Pw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5~74세 테넌트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테넌트 연령층으로 조사될 정도다. 젊은 세대는 유연성을 위해, 고령층은 생활의 단순화와 편의를 위해 마이크로 무브를 선택하고 있다.
■ 저렴한 조립식 가구 인기도 영향
이케아, 웨이페어 등에서 판매하는 비교적 저렴한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구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가구를 오랫동안 사용할 재산이라는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현재의 생활방식이나 주거 공간에 맞춰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소비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원목 가구, 매트리스, 미술품, 가보, 전자제품 등은 새집으로 가져가지만, 합판 책장, 저가 침대 프레임, 저렴한 책상과 소파, 조립식 가구 등은 이사하지 않고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조립식 가구는 운반 비용보다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아, 많은 사람들이 이사 대신 새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또 이사를 앞두고 가져가지 않을 물건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거나 기부하거나 폐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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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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