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에 다시 금리 상승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지난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3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3.75~4.00%로 올라섰다.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는 결국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 소비, 투자, 주택시장으로 번진다. 특히 소비자에게 금리 인상은 월말에 받아보는 청구서와 직접 연결된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 구입자의 월 페이먼트가 늘어난다. 자동차 대출 금리가 오르면 새 차를 구입하는 비용이 올라간다. 크레딧카드의 높은 이자율은 이미 카드빚을 안고 있는 가계의 부담을 더욱 키운다. 학자금 대출과 각종 개인대출 역시 금리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기준금리 인상은 ‘월가의 문제’가 아니라 ‘가계의 문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인상이 반드시 마지막 금리 인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이 9월 공개한 경제전망에서도 2026년 말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4.1%, 2027년 말 역시 4.1%로 제시됐다. 이는 앞으로 금리가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리 전망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금리가 더 올라가도 버틸 수 있는 가계 재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첫째는 변동금리 부채부터 점검해야 한다. 크레딧카드 잔액이나 변동금리 대출처럼 금리 변화가 곧바로 이자 부담으로 연결되는 부채가 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크레딧카드는 금리가 높은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최소 결제액만 내면서 버티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둘째, 주택 구입을 생각한다면 재정상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모기지 금리가 7%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집값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월 페이먼트를 기준으로 주택 구입 능력을 계산해야 한다. ‘집값이 조금 내려갔으니 살 만하다’는 판단보다 금리까지 포함한 전체 주거비가 현재 소득에서 감당 가능한지를 먼저 봐야 한다.
셋째는 자동차 구입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금리가 높은 시기에 자동차 가격만 보고 월 페이먼트가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장기간의 이자 부담을 놓치기 쉽다. 자동차 대출기간을 지나치게 늘리면 월 납입액은 낮아지지만 전체 이자비용은 커질 수 있다.
넷째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이나 단기 금융상품의 이자수익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활용해 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비교적 단기·저위험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는 소비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빚이 많은 사람에게 금리 상승은 부담이지만, 현금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반대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결국 금리 상승 시대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벌 것인가’ 못지않게 ‘얼마나 비싸게 빌리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데 있다. 특히 지금은 물가 부담까지 겹쳐 있다. 생활비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이자까지 증가하면 가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은 줄어든다. 소비를 줄이거나 저축을 줄여 이자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면 소비가 둔화되고, 기업들은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투자와 고용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다. 주택시장 역시 높은 모기지 금리로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 상승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볼 수도 없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다. 결국 소비자는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고,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계의 재정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모기지가 있다면 월 페이먼트와 금리 구조를 다시 확인하고, 크레딧카드 빚이 있다면 이자율과 잔액을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나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금리가 0.5%포인트, 1%포인트 더 올라갔을 경우에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봐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몇 달치 생활비를 현금성 자산으로 확보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금리가 오르는 시대에는 빚을 줄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투자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안전장치다. 지금 필요한 재테크는 더 높은 수익률을 쫓는 것보다 먼저 가계의 금리 민감도를 낮추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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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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