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일보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실렸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시민권이나 장기 영주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사람이 6,000명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2020년 이후 가장 많고, 한인으로 보이는 이름도 100명에 육박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한국에 아예 자리를 잡았거나, 이중국적이 한국 생활에 걸림돌이 되거나, 미국과의 연결이 옅어진 경우다.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세금 신고였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어디에 살든 전 세계 소득을 미국에 신고해야 한다. 여기에 2010년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이 생기면서 부담이 확 커졌다. 한국의 은행과 증권사가 미국인 계좌 정보를 미국 국세청(IRS)에 자동으로 넘기고, 본인도 해외계좌 신고서(FBAR)를 따로 내야 한다. 빠뜨리면 한 해 1만 달러가 넘는 벌금이 붙을 수 있다는 말에 아예 신분을 버리는 쪽을 택한다는 것이다.
안타까웠다. 신분을 버리지 않고도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상담실에서 만나는 사람도 대개 둘 중 하나다.
첫째는 한국에 사는 시민권자다. 어느 날 거래 은행에서 “미국 납세자이시니 서류를 내 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그제야 자기 계좌 정보가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걸 알고 겁을 먹는다.
둘째는 미국에 사는 한인이다. 한국 부모가 남긴 예금이나 아파트가 있는데, 한국에서 세금을 다 냈으니 끝난 줄 알았다. 미국에도 보고해야 한다는 말에 이중과세 아니냐, 몰랐던 일로 벌금을 무느냐며 걱정한다.
공통점이 있다. 막상 따져 보면 미국에 낼 세금은 대개 많지 않다. 사람들을 몰아붙이는 건 세금이 아니라 복잡한 절차와 벌금에 대한 두려움이다.
■포기한다고 과거가 지워지지 않는다
신고가 무서우니 신분을 정리하면 미국 세금에서 깨끗이 벗어날 거라고 기대한다. 안타깝게도 그 반대다.
미국은 떠나는 사람에게 ‘출국세’라는 제도를 둔다. 원래는 큰 부자를 겨냥했다. 순자산 200만 달러가 넘거나 소득세를 많이 낸 사람이 대상이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더 있다.
떠날 때 지난 5년간 미국 세금 신고를 빠짐없이 했다고 서명해야 하는데, 이걸 못 하면 재산이 10만 달러뿐이어도 똑같이 대상자가 된다. 신고를 피해 떠난 사람이 바로 그 신고 때문에 붙잡히는 셈이다.
■진짜 청구서는 자녀가 받는다
출국세 대상자는 떠나기 전날 전 재산을 판 것으로 치고, 오른 값에 세금을 낸다. 한국 아파트와 주식도 포함이다. 다만 2026년 기준 91만 달러까지는 빼 주니 재산이 크지 않으면 여기서는 큰돈이 안 나온다.
정작 무서운 건 그다음이다. 출국세 대상자가 훗날 미국에 있는 자녀나 손주에게 재산을 주거나 물려주면, 받는 쪽이 40%를 세금으로 낸다. 보통의 미국인이 누리는 1인당 1,500만 달러 면제도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순자산 30만 달러인 영주권자가 신고 문제로 겁을 먹고 영주권을 반납한 뒤 한국으로 돌아갔다. 10년 뒤 한국 아파트를 팔아 미국에 사는 딸에게 50만 달러를 보낸다. 보통이라면 딸은 보고만 하면 된다. 이 경우엔 딸이 20만 달러 가까이 세금을 낸다. 부모가 피하려던 신고 문제가 자녀의 청구서로 돌아온 것이다.
■맺음말: 정리가 먼저, 결정은 그다음
해법은 따로 있다. 스스로 고치는 사람에게 미국은 벌금 0% 또는 5%로 정리할 길을 열어 두었다. 한국에 낸 세금은 미국 세금에서 빼 주니 실제로 낼 돈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문은 국세청이 먼저 연락해 오기 전까지만 열려 있다.
순서는 간단하다. 먼저 정리하고, 남을지 떠날지는 그다음에 고르면 된다. 자진신고 방법은 필자의 몇 주 전 칼럼과 유튜브 채널 ‘미국변호사 존청’에 자세히 소개해 두었으니 참고하면 된다. 10월 뉴저지·버지니아, 11월 애틀랜타·달라스에서 이어지는 Tax and Financial Planning 세미나에서도 이 주제를 다룬다.
문의 (949)553-1110, 등록 jconegroup.com/semi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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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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