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뭐 볼까 새 영화
▶ 윤가은 감독 화제작 ‘세계의 주인’
▶ 24일 열리는 LA한국영화제 개막작
▶ 서수빈·장혜진·김정식·강채윤 출연

반장, 모범생, 학교 인싸인 동시에 연애가 가장 큰 관심사인 18세 이주인을 연기한 배우 서수빈(왼쪽)이 윤가은 감독과 함께 LA한국영화제를 찾는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세계의 주인’(The World of Love)이 드디어 LA에 왔다.‘우리들’(2016),‘우리집’(2019)을 통해 어린이들의 미묘한 심리와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국내외에서 이름을 알린 윤가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세계의 주인’은 LA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제1회 LA한국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는 24일 오후 6시 하모니 골드 극장(7655 W. Sunset Blvd.)에서 상영된다. 지난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경쟁) 부문에 한국영화 최초로 초청됐으며, 중국 지아장커 감독이 설립한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함께 받았다.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낭뜨 3대륙영화제에서는 대상을 받는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잇따라 좋은 평가를 얻었다.
‘세계의 주인’에 앞선 두 작품이 어린 시절을 인물의 시점에 가깝게 좇았다면, 이번 작품은 열여덟 살 고등학생의 일상과 그를 둘러싼 관계망을 보다 넓은 시야에서 조망한다. 주인공 한 사람에게 카메라를 고정하기보다 주변 인물들의 행동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3인칭의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 이주인(서수빈 분)이 있다. 학교에서는 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친구들과 선생님 사이를 오가며, 태권도를 하고 동생을 돌보는 등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산다. 그러던 중 전교생이 참여한 아동 성범죄자 출소 반대 서명운동에 혼자 서명하지 않으면서 주변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뒤이어 익명의 쪽지가 전해지고, 친구·가족·학교 공동체 사이에 미세한 파장이 퍼지면서 주인이 안고 있던 상처와 그가 살아온 세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영화는 청소년의 성과 사랑, 트라우마, ‘피해자다움’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 다수결의 압박과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 같은 문제를 다루면서도, 사건을 폭로하거나 관객의 분노를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 사건 이후에도 계속되는 일상과 회복의 과정,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도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좇는다.
윤가은 감독은 오래전부터 품어온 이야기를 이번 작품으로 풀어냈다고 전해진다. 10대 여자 청소년이 겪는 성과 사랑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지만, 그 과정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두려움과 불안 역시 외면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영어 제목 ‘The World of Love’에는 주인이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스스로와 주변의 도움으로 조금씩 회복해가며, 연인 간의 사랑을 넘어선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한글 제목 ‘세계의 주인’은 평범해 보이는 한 소녀가 결국 자신의 인생과 세계의 진짜 주인임을 뜻한다.
배우 구성은 신인과 중견 배우의 조화가 돋보인다. 주인공 이주인 역의 서수빈은 이렇다 할 연기 경력 없이 캐스팅된 신인이지만,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고 깊이 있게 표현해내며 국내외에서 뛰어난 연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엄마 강태선 역의 장혜진은 ‘우리들’ 때부터 윤가은 감독과 함께해온 배우로, 든든하면서도 마음속에 상처를 지닌 엄마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밖에 김정식, 강채윤, 이재희, 김예창 등이 학교와 가정의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채웠고, 이상희, 김석훈 등이 우정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러닝타임은 119분이며 12세 이상 관람가. 윤가은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고, 세모시와 볼미디어가 제작을, 바른손이앤에이가 배급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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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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