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반도체 영업익 고공행진
▶ 서버용 D램값 1년만에 5.5배 뛰고 낸드 범용제품 가격도 사상 최고치
▶ 글로벌 DC 투자 내년 1890조 전망
▶ HBM 점유율 세계 1위로 올라설 듯
▶ 연간 실적도 엔비디아 넘을지 주목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에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대 370조 원으로 상향된 것은 메모리 수요가 시중 예상보다도 훨씬 강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AI 투자 과열 논란과 별개로 빅테크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메모리 선점 경쟁은 오히려 거세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공 행진하는 메모리 수요를 이끄는 것은 최첨단 AI다. 오픈AI·앤트로픽·구글 등은 차세대 ‘프런티어 모델’ 개발 경쟁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모델 성능을 높일수록 필요한 연산 자원과 데이터센터 규모도 커진다. 엔비디아는 “최근 여러 프런티어 AI 연구소가 동시에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이 내년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1조 4000억 달러(약 189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했다. AI 발전 속도를 둘러싼 논쟁은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투자는 꺾이지 않은 셈이다.
투자 열기는 메모리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PC용 범용 D램 DDR4 8Gb(기가비트)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5달러로 한 달 전보다 4.2% 올랐다.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 멀티레벨셀(MLC)도 30.5달러로 1.4% 상승했다. 두 제품 모두 월평균 기준 사상 최고치다.
서버용은 더 가파르다. 이달 15일 기준 DDR5 64GB(기가바이트) 서버용 모듈(RDIMM) 고정거래가격은 1500달러로 1년 전(272달러)의 5.5배까지 뛰었다. 현물시장에서는 같은 제품이 3100달러에 거래된 사례도 나왔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봤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공급 전략 변화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같은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해 범용 메모리의 공급 여유가 줄었다. 삼성전자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제치고 2분기 영업이익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도체 부문만 2분기 매출이 127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89조 20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 2분기 전체 영업이익(89조 5000억 원)의 사실상 전부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5~7월) 영업이익은 637억 3400만 달러(약 86조 원)였다. 양 사의 실적 집계 기간과 회계 기준이 일부 다르지만 분기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가 엔비디아를 앞선 것이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분기 영업익 ‘100조 원 시대’를 열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최근 1개월 평균)는 매출 196조 6000억 원, 영업이익 107조 4000억 원이다. 현실화할 경우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돌파 기록을 세운다. 고수익 서버용 D램과 HBM4(6세대)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 경우 실적 눈높이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가격 상승에 점유율 회복까지 맞물린 점 또한 삼성전자에는 호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3%에서 올 2분기 38%로 높아졌다. HBM 매출 점유율 역시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12%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58%에서 50%로 낮아져 양 사의 격차는 37%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줄었다.
추격의 중심에는 HBM4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HBM4 공급을 확대하고 HBM4E(7세대) 샘플도 출하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비트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2027년 41%로 치솟아 SK하이닉스(39%)를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20%로 예상했다.
HBM3E(5세대)에서 내줬던 주도권을 HBM4에서 되찾을 경우 범용 D램 가격 상승에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효과까지 더해져 수익성 개선 폭 역시 커질 수 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브로드컴과 구글 등 넓은 고객군을 갖춘 점도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세계 1위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 370조 원은 마켓스크리너가 집계한 엔비디아 2027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 2688억 4600만 달러(약 363조 원)를 7조 원가량 웃돈다. 양 사 회계연도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현재 시장 전망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근소하게 앞선다.
실적 급증은 직원들의 성과급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370조 원을 기준으로 한 사업부별 예상 성과급은 메모리 7억 2500만 원, DS 공통 부문 5억 9000만 원, 비메모리 1억 9900만 원 순이다. 특히 메모리 부문은 영업이익 300조 원을 가정했을 때 예상됐던 성과급(약 6억 원)보다 1억 2500만 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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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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