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눈먼 자들의 도시』를 처음 읽었을 때, 인간의 눈이 전염병처럼 멀어진다는 극단적인 설정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다시 읽으니, 작품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작가는 인간의 모순된 본성과 현대 사회에 만연한 무책임, 무지를 날카롭게 고발한다.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1922년 포르투갈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20세기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그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통해 인간성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드러낸다.이야기는 한 남자가 신호등 앞에 섰을 때,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으며 시작된다. 어둠이 아닌, 세상이 하얗게 번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백색 실명’ 상태에 빠진 것이다. 그를 집까지 데려다준 낯선 남자는 처음에는 선의로 행동했지만, 결국 그의 차를 훔친다. 그러나 곧 그 자신도 실명한다.처음
오늘날 미국의 한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과거와는 다른 문제들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감정을 솔직하고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래와의 관계에서는 협력보다는 경쟁에 익숙하고,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경향이 강하다.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공동체적 유대가 약해지고, 디지털 환경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성의 결핍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많은 가정과 학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부모는 아이들과 대화 시간을 늘리려 하고, 학교는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나 감정 조절 수업을 도입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바쁜 생활 속에서 부모와 아이 사이의 대화는 여전히 부족하고, 교육 현장의 프로그램은 잠깐의 효과만 있을 뿐 아이들의 내면 깊은 곳에 뿌리내리기는 어렵다. 때로는 훈계나 규칙 강화가 아이들의 반발심을 키우고, 문제를 더 깊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더는 숨지 않아, 당당히 빛날 거야(I’m done hidin’, now I’m shinin)’벌써 4주째 ‘빌보드 핫100’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골든(GOLDEN)’ 가사의 한 대목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연습생 출신 작곡가가 만들었다는 이 노래는 가사의 다른 구절처럼 ‘더 높이, 높이, 높이 날아오르고(We’re goin’ up, up, up)’ 있다. 어쩌면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물론 케데헌의 인기 역시 폭발적이다. 올 6월 말 출시된 이 작품은 두 달여 만에 조회 수 2억 9000만 회를 돌파하며 ‘오징어 게임’을 넘어섰다. IBK투자증권은 케데헌의 지식재산권(IP) 가치를 1조 원 규모로 추산했다.K팝 걸그룹이자 퇴마사인 ‘헌트릭스’가 비밀스럽게 악귀들과 싸우면서 팬들과 세상을 지키며 ‘혼문’을 완성시킨다는 현대판 ‘전설의 고향’ 같은 스토리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부실했던 허리에 또 다른 부상이 더해졌다. 평생 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하여 의욕이 앞선 탓이다. 운동은 생각만큼 되지 않아 제자리걸음이다. 게다가 지금처럼 부상을 입게되면 뒷걸음질 치기도 하여 목표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운동이 일상으로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일주일에 한 번씩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얼굴이 있다. 그녀는 전화를 받거나 서류를 정리하면서 환자들에게 경쾌한 인사를 건넨다. 어머니, 아버지 하며 살갑게 대하니 모두가 좋아한다. 병원은 잘 다녀왔는지, 다친 다리는 괜찮아졌는지 염려하며 묻는다.그곳에서만큼 나는 아직 젊은이다. 내 옆에는 지팡이를 쥔 노인, 휠체어에 몸을 기댄 환자. 외로움에 말이 없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머지않은 미래 내 모습을 보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늙음과 아픔이 켜켜이 쌓여있는 그곳에서 역설적으로 나의 젊음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신고 있는 오렌지색 운동화가 어정쩡한 젊음을 드러낸다. 날씨는 속절없이
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존재를 대통령에 빗대고는 한다. 원조는 19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다. 가출 청소년들이 그의 노래 ‘컴백홈’을 듣고 줄줄이 집으로 돌아갔을 정도. ‘뽀통령’도 있다.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추앙받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뽀로로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과 대화했을 때 언론은 “정상회담”이라 불렀다.■ 대통령제는 대통령 한 명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 형태다.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 않고도 대통령이라 불리는 또 다른 이가 있다는 건 뭔가 잘못됐다는 뜻.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가 ‘소통령’으로 통한 것이 딱 떨어지는 예다. 정부·군 인사, 여당 공천 때마다 소통령 입김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기가 무성하더니, 김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두 번이나 사과했다. 정치·경제·언론 권력이 서로 유착했던 시절엔 일부 언론사주를 ‘밤의 대통령’이라 일컬었다. 펜의 힘을 남용해 막후에서 나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