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고 칭화대 11위
▶ MIT 2위·UCSD 10위↑ 37위
▶ 한국대학 4곳 100위권
▶ 세계 대학 질서 재개편

타임스 고등교육이 발표한 2027세계 대학 순위에서 옥스포드 대학교가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옥스포드 대학교 졸업식 모습. [로이터]
‘타임스 고등교육’(THE) ‘2027세계 대학 순위’가 지난달 30일 발표됐다. 전 세계 대학의 연구 실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 등을 고려하는 THE 세계대학순위에서 올해 아시아 대학들의 상승세가 다시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유럽 본토 대학들을 추월했다. 미국과 영국 대학들은 지속적인 명성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연구 성과가 약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서유럽과 북미 대학들이 독점해온 구도가 점점 흔들리는 추세가 올해도 나타났다. THE는 오랫동안 유지돼 온 세계 대학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옥스퍼드 11년 연속 1위·MIT 2위올해 순위에서도 옥스퍼드대학교가1위를 차지하면 11년 연속 세계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2위에 선정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데 그쳤다. THE는 전통적으로 세계 대학 순위 상위권을 차지해온 대학들이 전반적으로 중대한 변곡점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옥스퍼드대는 연구 생산성, 국제 공동연구 논문 비율, 박사학위 취득자와 교직원 비율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MIT는 학생 대 교직원 비율, 논문 인용 영향력, 연구 역량 점수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종합 점수에서 두 대학의 차이는 불과 0.1점에 그쳤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중국 칭화대학교가 11위에 오르며 아시아 대학 최고 순위에 올랐다. 칭화대는 앞서 3년 연속 12위에 머물렀다. 그 이전 10년 동안에는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최근 상승세가 주춤했다. 칭화대의 순위 상승은 주로 외국인 교수진과 유학생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칭화대의 국제 공동연구 논문 비율 등 국제화 지표는 13위를 차지한 베이징대학교와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도 두 계단 상승해 15위에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대학 3곳이 세계 15위 안에 포함됐다.
■ 영미 대학 10위권 포진이번 순위에서도 영국과 미국 대학들은 여전히 세계 10위권을 장악했다. 프린스턴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가 공동 3위를 차지했고, 케임브리지대학교는 지난해 공동 3위에서 올해 5위로 내려갔다. 하버드대학교도 지난해 공동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한편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각각 7위와 8위를 유지했다. 예일대학교는 지난해 10위에서 공동 9위로 상승했으며, UC버클리는 지난해와 순위 변동 없이 올해도 공동 9위에 올랐다. THE는 영어권 국가 대학들은 여전히 강력한 평판 덕분에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구의 질을 비롯한 다른 평가 지표에서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국 대학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수입, 연구 수입, 산업체 수입 등 모든 수입 관련 지표가 세계 다른 지역 대학들과 비교해 하락하고 있으며, 연구 역량과 연구 생산성도 크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학들의 강력한 명성이 높은 순위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은 올해 공동 17위에 오르며 2022 이후 처음으로 20위권에 다시 진입했다. ‘런던 정경대’(LSE)도 5년간 이어진 하락세를 뒤집고 47위에 올라 다시 50위권에 진입했다. 영국은 전체적으로 200위권에 25개 대학이 포함됐다.
미국 대학들은 세계 10위권에 7개 대학이 올랐지만, 연구 역량, 논문 인용 영향력, 유학생 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평가 지표에서 전반적인 성과가 하락했다. 세계 50위권에 포함된 미국 대학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오른 곳은 UCSD였다.
UCSD는 올해 순위에서 10계단 상승해 37위에 올랐다. 대학 평판과 교직원 1인당 논문 수가 개선된 것이 UCSD의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대학 중 세계 200위권에 포함된 대학은 53개로 지난해보다 2곳 줄었다. 이 가운데 33%는 순위가 상승했고, 46%는 하락했다.
유럽 본토에서는 프랑스 역시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가 하락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4개 대학이 모두 약 10계단씩 내려갔다. 프랑스의 200위권 대학은 지난해 5곳에서 올해 3곳으로 줄었다.
■ 아시아 대학 순위 전반적 상승서구의 많은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아시아 지역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아시아 지역 대학들은 대부분 연구 점수 향상과 교육 부문에서의 개선이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 대학들은 지난 3년간 이어진 정체에서 벗어났다. 중국의 200위권 대학 수는 2024년 이후 13곳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해는 17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71%의 대학은 순위가 상승했다. 중국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평가 지표에서 개선됐지만, 연구 역량과 국제 공동연구 논문 비율에서는 점수가 하락했다.
히로시마대학교 고등교육연구원의 후타오 황 교수는 올해 순위 지표 결과를 중국 대학의 전반적인 연구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중국 대학들은 여전히 많은 과학 분야에서 매우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국내 연구 협력도 크게 확대됐다”라며 “중국의 국제 연구 협력 양상이 변화하면서 미국 및 기타 서구 선진국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작성한 과학 논문의 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정학적 긴장, 연구 안보에 대한 우려, 수출 통제, 서구 연구자와 기관들의 신중한 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 대학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가 이 지역 대학 순위를 이끈 가운데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도 공동 31위에서 28위로 크게 상승했다. 두 대학 모두 평판 점수가 크게 오른 것이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하미시 코츠 명예 교수는 “싱가포르가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고등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국가의 규모와 지리적 여건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라며 “이 때문에 비용과 접근성 측면에서는 점점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지역 대학이 앞으로 부상할 가능성 높다”라고 전망했다.
■ 영미 대학 연구 부문 우세 vs. 아시아대 산업 부문 우세점수 부문에서는 미국과 영국 대학의 전체 평균 점수를 합산한 수치가 중국·싱가포르·홍콩 대학의 평균 점수를 합산한 것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에 그쳤다. 이는 두 지역 대학 간 격차가 매우 좁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과 영국은 국제 교원, 국제 공동연구, 유학생 등 국제화 지표에서 크게 앞서지만, 중국·싱가포르·홍콩 3곳은 산업 관련 지표, 특히 산업체 수입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평가 영역별로 보면 미국과 영국은 연구의 질, 연구 환경, 교육에서는 근소하게 앞서지만 산업 부문에서는 뒤처졌다. THE는 “현재까지는 미국과 영국이 종합적인 성과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아시아 대학들의 점수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서구 대학들을 따라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56위), 과기대(64위), 성균관대(68위), 연세대(80위) 등이 100위권에 올랐고 고려대는 128위를 기록했다. 일본 대학은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도쿄대학교와 교토대학교가 작년보다 각각 한 계단씩 하락해 27위와 공동 62위에 올랐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대학 가운데서는 13곳이 10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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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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