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LA 앤더슨 경제전망
▶ AI·우주항공이 투자 견인
▶ 1년간 신규고용 13만 그쳐
▶ “일부 산업·나머지 양극화”
인공지능(AI)과 항공우주·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경제가 미국 전체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일자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AI 투자와 벤처캐피털 자금이 가주에 집중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지만 그 혜택이 일반 근로자들에게 광범위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가주 경제의 새로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이 지난 주 발표한 4분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가주 경제는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항공우주산업의 부활, 연방정부의 국방비 확대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미국 전체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관세와 이민자 추방정책, 높은 에너지 가격 등이 경제성장을 일부 제약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가주의 경제성장 속도는 전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최종 집계된 올해 1분기 가주 경제성장률은 연율 3.7%로,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성장률 2.1%를 크게 웃돌았다. 세계적인 첨단기술 기업과 생산성이 높은 산업들이 가주에 밀집해 있는 것이 높은 성장률을 이끄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AI 붐에 따른 천문학적인 투자가 가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이뤄진 10대 벤처캐피털 투자 가운데 6건이 샌프란시스코 지역 기업에 집중됐고, 2분기에는 미국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의 무려 82%가 캘리포니아에 몰린 것으로 UCLA 보고서는 분석했다.
항공우주산업도 가주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업용 항공기 생산 증가와 국방 조달 확대, 우주개발 및 위성 생산 등이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특히 남가주에서는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수많은 항공우주·방위산업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투자와 경제성장이 광범위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주는 지난 8월까지 12개월 동안 불과 13만8,5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8월 가주 실업률은 5.1%로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높았다.
UCLA 앤더슨 전망의 수석 경제학자 제리 니켈스버그는 현재 가주 경제를 AI와 항공우주산업 등 고성장 부문과 나머지 경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형태의 ‘양극화 경제’로 진단했다. 그는 첨단산업의 성장이 경제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기술의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경제성장의 혜택이 반드시 모든 산업과 근로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시장에 여전히 우려할 만한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사례가 할리웃이다. 영화·TV 제작 감소가 장기화하면서 디즈니와 소니, 아마존 등 주요 스튜디오들이 잇따라 감원에 나섰으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지난 4년간 약 5만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LA 카운티에서 추가로 4,5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북가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가 몰리고 있지만 구글과 세일즈포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 주요 테크기업들은 오히려 인력을 감축해 왔다. 결국 기업가치와 투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사람을 대규모로 고용하는 전통적인 경제성장 공식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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