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맥도날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매장마다 다른 메뉴 가격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본사가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가맹점에 가격을 추천하면서 같은 지역에서도 매장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맥도날드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AI 가격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해당 시스템이 매장별 가격을 추천할 뿐 최종 가격 결정은 점주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미국 내 약 1만 4000개 매장에서 발생하는 하루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AI와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메뉴별 ‘최적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 고객이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추정하고, 인근 경쟁 업체의 공개된 메뉴 가격도 함께 참고하는 방식이다.
실제 매장 간 가격 차이도 나타났다. 로이터가 맥도날드 앱을 확인한 결과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직영점 두 곳은 약 3㎞ 떨어져 있었지만 빅맥 가격이 각각 5.69달러(한화 약 7700원)와 6.89달러(한화 약 9400원)로 표시됐다. 같은 제품인데 약 21% 차이가 난 셈이다. 다만 로이터는 이 가격 차이가 AI의 권고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점주용 시스템에는 지역 고객의 지불 의향 등을 바탕으로 한 ‘가격 민감도’ 안내도 표시된다. 웬디스와 버거킹 등 인근 경쟁 업체의 온라인 메뉴 가격도 함께 제공된다. 다만 웬디스와 버거킹은 가격 결정에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I 가격 시스템을 둘러싼 본사와 점주 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시스템이 큰 폭의 가격 인상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근에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낮추거나 가격 인상폭을 줄이라는 권고가 나오면서 점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 본사는 가맹점 매장의 이익률과 관계없이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 고객을 늘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추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전미레스토랑협회는 지난 7월 임금과 임대료 등을 포함한 식당 운영비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6%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AI를 활용한 가격 결정은 반독점법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쟁 사업자들이 가격을 미리 맞추는 행위는 미국 반독점법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법원과 규제 당국은 AI 알고리즘이 정한 가격이 사업자 간 가격 담합을 돕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가 AI를 이용해 같은 매장에서도 소비자 개인별로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별 수요와 고객의 지불 의향을 분석해 매장마다 다른 가격을 추천하는 방식이 더 발전할 경우, 소비자별 구매 성향과 지불 의향에 따라 가격을 달리 제시하는 ‘가격 개인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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