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 증가·수요 둔화’로 균형 회복
▶ 전반적 시장 침체 속 구매 유리해져
▶ 향후 모기지 금리 움직임이 변수

중저가대 시장에서 상당수 바이어가 빠져나간 올 가을은 매물 증가와 수요 둔화, 가격 협상력 개선 등으로 주택 구매에 유리한 시기로 여겨진다. [로이터]
올해 주택시장은 최근 몇 년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침체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 재고가 늘어나고 바이어 수요가 둔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현재 전국 주택시장은 균형 단계로 분석된다. 균형 단계는 주택 시장 여건이 주택 구매에 유리한 상황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리얼터닷컴이 올해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바이어들을 위해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 보았다.
■ ‘중동 분쟁·노동시장 약화’에 시장 관망세로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연초 첫 두 달 동안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곧이어 터진 중동 분쟁에 시장은 곧 관망세로 돌아섰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유가가 상승하면서 금융 비용이 높아졌는데, 이 같은 요인이 연초의 상승 동력을 약화시키며 주택시장 움직임을 둔화시킨 것이다. 노동시장까지 여름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시장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들어 주택 재고는 줄곧 전년 같은 기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7월 기준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11.6% 낮은 수준을 보였다. 주택 가격은 올해 대부분 전년보다 소폭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은 6월과 7월을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졌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주택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서부와 남부의 주택 재고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각각 9.9%, 4.0% 높은 반면, 북동부와 중서부는 각각 47.0%, 34.4%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저금리에 고정돼 집을 팔지 못하는 이른바 ‘락 인’(Rate Lock-In) 현상이 주택 소유주가 여전히 많은 북동부와 중서부는 극심한 주택 재고 부족으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 지역에서는 주택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빠르게 팔리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 K자형 주택시장…고가 시장만 견조올해 주택시장의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뚜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고, ‘주택소유자협회’(HOA) 관리비와 재산세, 주택 보험료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은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소득 수준이 높은 바이어들로 대부분 고가 주택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흔히 ‘K자형’ 시장이라고 부른다. K자형 시장에서는 고가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상승세가 빨라지는 반면, 중·저가대 시장은 중·저소득층 바이어들이 높은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0만~200만 달러대 주택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50만 달러 미만 주택의 판매량은 약 10%나 감소했다. 50만~100만 달러대 주택의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약 6.2% 줄었다. 리얼터닷컴은 현재 시장 상황을 주택 구매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높은 가격대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주택 시장이 중동 분쟁, 노동 시작 약화 등의 요인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둔화하는 등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 저가 주택 수요는 둔화
팬데믹발 주택 구매 수요가 폭발했던 2021년 당시 37만 달러 미만 주택은 당시 시장에 나온 전체 매물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른바 시장 진입 가격대로 불리는 이 가격대 매물은 바이어 조회 수에서도 전체 매물의 약 54%를 넘으며 높은 수요를 보였다. 이처럼 매물 비중보다 바이어들의 조회수가 높다는 것은 당시 진입 가격대 주택에 대한 구매 수요가 공급을 웃돌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37만 달러 미만 주택에 대한 조회수 비중은 약 42.8%로 떨어져, 같은 가격대 매물이 전체 매물에서 차지하는 비중과의 차이가 0.6%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진입 가격대 시장에서 구매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이 가격대의 시장에서는 매물 수급이 현재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른바 럭셔리 주택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럭셔리 주택 재고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넘어섰지만, 고가 주택 한 채당 수요도 크게 늘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진입 가격대 바이어들이 시장에서 감소하는 동안 럭셔리 주택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 중·저소득층의 주택시장 진입에는 소득 증가·저가 주택 공급 확대 필요중저가대 시장에서 주택 구입 능력을 상실한 상당수 바이어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려면 지속적인 소득 증가, 진입 가격대 주택 공급 확대, 상당한 수준의 금리 하락 등이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재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 구매 기회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러한 회복세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재정적 여력과 모기지 대출 사전승인 등의 자격을 갖춘 바이어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상당히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곧 다가올 가을은 매물 증가와 수요 둔화, 가격 협상력 개선 등으로 계절적으로 주택 구매에 유리한 시기로 여겨진다.
여기에 중저가대 시장에서 잠재적인 경쟁 바이어 상당수가 이미 시장에서 물러난, 올해만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가을 이야말로 내 집 마련에 유리한 여건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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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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