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건축비·수수료에
▶ 건설사 개발수익금 급감
▶ 신축 아파트 15%나 감소
▶ ‘맨션 택스’도 수입 압박
LA의 심각한 주택 부족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개발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잇달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높은 금리와 건축비, 각종 개발 관련 비용에 더해 로스앤젤레스시의 이른바 ‘맨션 택스’까지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면서 개발업체들이 아파트 대신 ADU(별채)나 단독주택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개발업체의 수익성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세입자에게는 렌트 선택권 축소와 주거비 상승 압력으로, 주택 구입 희망자에게는 매물 부족과 높은 주택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LA의 주택난을 더욱 고착시킬 가능성이 있다.
LA 타임스가 22일 상업용 부동산업체 키더 매튜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LA 카운티에서 신규 및 기존 다세대 주택의 평균 유닛당 매매가격은 2022년 39만7,289달러에서 올해 28만591달러로 떨어졌다. 약 30% 하락한 것이다.
개발업자 폴 숀은 2021년 자신이 개발한 할리우드의 14유닛 아파트 건물을 650만달러에 매각했지만, 최근 이 건물을 475만달러에 다시 사들였다.
아파트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높은 금리로 건설자금을 조달하면 예상했던 개발수익을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개발업계에서는 금리 상승을 핵심 문제로 꼽는다. 개발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융비용이 사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 2% 수준에서 자금을 빌릴 때와 7% 수준의 금리를 부담할 때는 사업수지가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공급 감소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키더 매튜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A카운티에서 완공된 신규 아파트는 2,376유닛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감소했다.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도 2만5,636유닛에 그쳐 1년 전보다 약 15% 감소했다.
개발업계가 문제로 지적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LA 시의 이른바 맨션 택스다. 현재 적용 기준은 540만달러 초과~1,090만달러 미만 거래에 4%, 1,090만달러 이상 거래에는 5.5%의 세율이 부과된다. 기존 일반 부동산 양도세 0.45%까지 합치면 실질적인 양도 관련 세율은 각각 4.45%와 5.95%가 된다. 기준금액은 물가에 따라 조정된다.
예를 들어 1,000만달러짜리 아파트 건물이 매각된다면 ULA 세금만 단순 계산으로 약 40만달러에 달한다. 1,200만달러 거래라면 ULA 세금은 약 66만달러다.
개발업계 입장에서는 건물을 개발해 임대하다가 향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세금이 예상 수익을 크게 깎을 수 있다는 것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개발업자들은 맨션 택스 기준인 540만달러를 넘지 않기 위해 과거 20~30유닛 규모로 개발하던 사업을 4유닛 이하로 축소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 부지에 들어설 수 있는 주택 숫자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현상이 세입자에게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신규 아파트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파트가 충분히 공급되면 건물주들은 공실을 채우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신규 아파트가 기존 아파트와 경쟁하면서 무료 렌트 기간, 이사비 지원, 주차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가 등장할 수도 있다.
반대로 신규 공급이 줄면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물량이 감소한다.
올해 초 LA의 렌트가 4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적이 있지만, LA 타임스는 수십 년간 누적된 공급 부족과 억눌렸던 주택 수요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주거비 부담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한인타운, 글렌데일, 버뱅크, 토런스 등 인기 지역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제한될 경우 학교·직장·교통을 고려해 특정 지역에 거주하려는 세입자들의 경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주택 구입 희망자에게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임대시장에 계속 남게 된다. 그러면 렌트 수요가 높아지고, 높은 월세를 부담하는 기간이 길어져 다운페이먼트를 모을 수 있는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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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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