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팀이 이름을 바꾸는 것은 연고지를 옮기는 것만큼이나 팀과 선수들, 팬들에겐 중대 사건이다. 팀 로고서부터 유니폼, 응원가 가사까지 거의 모든 걸 바꿔야 한다. 땀과 추억이 밴 옛 유니폼 대신 새 응원 유니폼을 사야 하는 팬들, 특히 전통의 열성 팬들에겐 끔찍한 배신행위일 수 있다. 헌 옷 상자에 처박히게 된 그 옷이 아버지의 유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득이 그래야 할 때도 있다. 주인이 바뀌거나 스폰서가 변경될 경우로, 한국의 몇몇 프로야구팀이 그 전철을 밟았다. 명칭과 유니폼은 모기업의 움직이는 홍보판이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021년 7월 2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개명한 건 인종차별 이슈 때문이었다. 팀 명에 원주민 관련 이름을 쓰는 게 호전성 등 원주민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뿐 아니라 그들의 역사와 문화, 곧 정체성을 오락적 요소로 착취하는 행위일 수 있다는 지적. 인디언스의 로고 ‘Chief Wahoo(웃는 인디언)’도 모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레나페(Lenape)’ 부족 등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지역 원주민들은 19세기 미국 정부의 원주민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서부 오클라호마 등지로 고난의 행진을 해야 했던 이들이었다.
1960년대 민권운동 시절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그 문제제기에 다수 대학 팀들은 금세 동조했지만, 끝까지 완강히 버티던 프로구단이 그 무렵 굴복한 데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전국적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운동 영향이 컸다. ‘워싱턴 레드스킨스(Redskins)’가 ‘워싱턴 커맨더스’로 바뀐 것도 그 무렵이었다.
하지만 미국 군사용어, 예컨대 공격헬기 ‘아파치’, 미사일 ‘토마호크’, 정찰헬기 ‘코만치’ 등의 명칭에 대한 저항은 그리 크지 않다. 전쟁은 오락이 아니고, 원주민 전사들의 전투력과 용맹성을 상징적으로 차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꽝스럽게 과장한 캐리커처나 마스코트도 거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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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필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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