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괴롭혀 온 보이스피싱 범죄가 이제 태평양을 건너 미주 한인사회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재외공관과 검찰, 법원을 사칭하고 실제 정부기관 전화번호와 홈페이지까지 정교하게 위조해 피해자들을 속이려는 수법을 쓰고 있다.
최근 남가주 한인이 겪은 사례는 이러한 범죄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워싱턴 주미대사관의 실제 대표번호가 휴대전화에 표시되고, 자신을 대사관 직원이라고 소개한 사기범은 서울중앙지검 홈페이지와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사이트로 피해자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자 인터폴 수배와 체포영장이 화면에 나타났고, 베트남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협박까지 이어졌다.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의 위험성은 사람의 공포심과 당혹감을 이용해 정상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그 틈을 파고들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빼내거나 거액의 송금을 유도하는데 있다. 이같은 범죄가 이제 미주 한인들에까지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 해외 거주자들은 한국의 수사기관이나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시차와 거리 때문에 즉각 사실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범죄 조직은 바로 이러한 약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사기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한인들의 경각심이 중요하다. 정부기관은 전화로 개인정보나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숙지하고, 의심스러운 전화는 일단 끊은 뒤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범죄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개인들의 경각심만으로는 피해를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다.
외교부와 재외공관은 경고 발령에만 그치지 말고 사기 피해 예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수사기관은 국제 공조를 확대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해외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범죄 조직의 손쉬운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