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율·리모델링 비용’ 올라
▶ 아무리 싸도 심각한 결함 피해야
▶ ‘외관·마감재’ 등 간단한 수리만
▶ 구입 후 ‘감당 가능한’ 집일 때만

‘좋은 동네에서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집을 사라’는 조언이 있다. 좋은 입지의 주택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입한 뒤, 시세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로이터]

‘좋은 동네의 가장 상태가 나쁜 집’은 기초가 갈라졌거나 지하실에 물이 새는 등 심각한 결함이 있는 주택이 아니다. 이들 주택은 즉시 수리할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구입이 추천되지 않는다. [로이터]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좋은 동네에서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집을 사라’는 조언이 있었다. 좋은 입지의 주택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입한 뒤, 인근 비싼 주택의 집값이 오르면 덩달아 시세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기지 금리가 6.5%를 웃돌고 재산세 부담도 커진 데다, 비교적 작은 리모델링도 수만 달러가 드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무조건 저렴한 집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실제로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7월 중순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55%를 기록했다. 또, 부동산 데이터업체 애텀에 따르면 2025년 단독주택의 실효 재산세율이 0.9%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따라서 ‘좋은 동네의 가장 싼 집’ 전략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매물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주택의 실제 가치를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 ‘가장 상태가 나쁜 집’이란?
‘좋은 동네의 가장 상태가 나쁜 집’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기초가 갈라졌거나 지하실에 물이 새는 등 심각한 결함이 있는 주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주택은 즉시 수리할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구입을 권하지 않는다.
반면, ‘좋은 동네의 가장 상태가 나쁜 집’의 의미는 주변 주택보다 규모가 작거나 내부 시설이 오래된 집을 의미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오래된 주방, 낡은 바닥재, 주변 주택은 2대용 차고를 갖춘 반면 1대용 차고만 있는 집 등이 바로 상태가 나쁜 집에 해당한다. 이 같은 단점은 불편할 수는 있지만, 구조적 결함이나 환경과 관련된 문제처럼 엄청난 수리비가 드는 문제는 아니다.
바닥재와 페인트만 교체하면 되는 집과 기초 균열, 누수,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있는 집은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관이 다소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치 있는 매물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고비용의 구조적 하자가 있는 주택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월 페이먼트 낮다고 더 저렴한 집은 아니다
‘좋은 동네의 가장 저렴한 집’ 전략은 내 집 마련 자금이 부족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지역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모기지 월 페이먼트만으로 주택의 실제 부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구입 가격이 낮다고 해서 전체 수리 및 유지 비용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텍사스주 오스틴의 중간 매물가격은 약 58만9,000달러다. 같은 동네에 비슷한 규모의 주택 두 채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채는 리모델링을 마쳐 59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고, 다른 한 채는 이른바 ‘동네에서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집’으로 54만 달러에 나와 있다. 가격 차이는 5만 달러다.
겉으로 보기에는 5만 달러를 절약하는 것이 유리해 보이지만, 저렴한 주택에 새 지붕 설치(약 5,400~1만2,100달러), 바닥재 교체(약 3,300~1만2,400달러), ‘냉난방’(HVAC) 시스템 교체(약 7,400~1만2,600달러), 욕실 2곳 리모델링(각각 약 1만3,200~3만7,000달러) 등이 필요하다면 유리한 투자라고 볼 수 없다. 기본 리모델링 공사만으로도 수리비가 10만 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고, 철거하는 과정에서 자칫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여기에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클로징 비용, 재산세, 주택보험료, 유지·보수비까지 더하면 실제 주택 보유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주택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한 지역에서는 자연재해 피해 등으로 가격이 낮아진 주택의 경우, 겉보기에는 저렴해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가장 상태가 나쁜 집’ 전략이 효과적인 경우
관심 대상 주택의 문제점이 ▶주로 외관이나 마감재 등 비교적 수월하게 고칠 수 있고, ▶구입 가격이 리모델링 비용까지 감당할 정도로 낮거나, ▶장기간 거주할 계획이 있다면 ‘좋은 동네의 가장 상태가 나쁜 집’ 전략이 유효한 경우다.
또, 구입 후 당장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이 없는 주택이라면 입주 후 한꺼번에 공사하기보다 예산에 맞춰 단계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리모델링 비용이 그대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건축 전문지 JLC가 매년 발표하는 ‘리모델링 비용 대비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리모델링 공사는 집을 팔 때 투자한 비용 전부를 회수하지 못하고 일부만 집값에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동네에는 일반적으로 주택 시세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많이 해도 주변 시세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 따라서 구입 대상 주택에 오퍼를 제출하기 전에 공사를 마친 뒤 예상되는 주택 가치를 먼저 산정한 뒤, 이를 구입 가격과 리모델링 예산(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까지 포함)과 비교해 투자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감당할 수 있는 집’인지 여부가 중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동네에서 가장 저렴한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정 상황으로 그 집을 안정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주택을 구입한 뒤에도 비상자금을 충분히 남겨둘 수 있는지, 예상보다 많은 수리비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지, 오래된 시설을 일정 기간 그대로 사용하며 생활할 수 있는지 등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또, 기대했던 만큼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해당 주택을 구입한 결정에 만족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 상태가 다소 낡은 집을 선택하면 같은 예산으로 더 좋은 입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리모델링 비용 때문에 재정이 빠듯해지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House Poor) 상황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저렴해 보였던 집이 결국은 비싼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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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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