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건강기능식품, 콜레스테롤 관리 보조 수단일 뿐
▶ 곰팡이 발효성분 과다 섭취 시 부작용 일으킬 수도
▶ 전문의와 종합적인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필수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고 깜짝 놀라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진료실에서는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오메가3나 폴리코사놀로 대신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과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처방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만으로 관리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메가3, 폴리코사놀 등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 의사가 처방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대신할 수 없다. 콜레스테롤 분해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홍국도 마찬가지다. 홍국은 쌀을 붉은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붉게 만든 것으로,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모나콜린 케이’ 성분이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곰팡이 발효 성분을 이용한 식품은 유효 성분 함량이 일정하지 않고, 과다 섭취하면 간 기능 이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근거가 불충분한 영양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혈관 건강이 염려된다면 자신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필요시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와 체중 조절, 식단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콜레스테롤은 흔히 혈관을 막는 주범으로만 여겨지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며 각종 호르몬과 비타민D, 담즙산 생산의 기본 재료로 쓰인다.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생명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콜레스테롤 자체가 해로운 것이 아니라, 혈액 속 지질의 양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질 항목은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든 콜레스테롤을 신체 각 부위의 말초 조직으로 운반한다. 반대로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은 말초 조직에 남은 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에 돌려보내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안쪽 벽에 기름 찌꺼기인 죽상경화반이 쌓이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될 수 있다. 그로 인해 관상동맥과 뇌혈관이 좁아지면 협심증과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콜레스테롤 불균형이 별다른 증상 없이 혈관을 서서히 병들게 하는 이유다.
의학계에서는 총콜레스테롤 200㎎/dL, LDL 콜레스테롤 130mg/dL,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 그러나 기준치를 조금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령과 성별, 혈압, 혈당, 흡연 여부, 가족력 등을 토대로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해 치료 방침을 정한다. 예를 들어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은 여성호르몬 감소의 영향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으므로 지질 수치의 변화를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미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을 앓았거나 당뇨병 등 강력한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스타틴 계열 약물로 LDL 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권고된다. 반대로 다른 위험 요인이 거의 없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일정 기간 경과를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다.
생활습관 관리의 첫걸음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체중이 늘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복부비만이 심해질수록 HDL 수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식단을 관리할 때는 지방뿐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량도 점검해야 한다. 밥과 빵, 면, 과자, 고당도 음료 등을 과다 섭취하면 남는 열량이 중성지방으로 전환돼 몸에 쌓일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중성지방을 높일 수 있어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일 역시 당분이 다량 들어있는 만큼, 식후에 소량만 먹는 것이 좋다.
지방 섭취를 무조건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식단과 운동을 함께 실천해야 콜레스테롤은 물론 혈압, 혈당, 체중까지 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관리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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