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겨울 폭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올겨울 초강력 엘니뇨가 닥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폭우와 홍수, 산사태, 해안 침수 등 기후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정부 기관들에 취약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고 도로와 주요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한편 홍수 대응 장비와 비상물자를 미리 배치하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주방위군까지 수색·구조와 홍수 대응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주정부가 이처럼 일찌감치 비상 대응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올겨울 상황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짧은 시간에 폭우가 집중되면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은 물론 산사태와 토사 유출, 도로와 전력시설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해안에서는 높은 파도와 만조가 겹쳐 침수와 해안 침식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미 남가주 해안 곳곳에서는 높은 파도와 침수, 해안 침식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 대형 산불에 이어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까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의 기상 상식을 기준으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집과 사업체, 재산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하는 현실이 됐다.
정부의 대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인 주민들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거주지와 사업장이 홍수나 산사태 위험지역에 있는지 확인하고 지붕과 배수로를 점검해야 한다. 식수와 비상식량, 손전등, 배터리, 의약품 등을 준비하고 정전과 대피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가족끼리 비상 연락과 대피 방법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재난 상황에서는 “이 정도쯤이야” 하는 순간적인 방심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는 안일함이다. 올겨울 초강력 엘니뇨가 실제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위험이 충분히 예고된 상황에서 준비하지 않아 피해를 키우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비상사태 선포를 우리 모두를 향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정부와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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