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인사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워싱턴은 벌써 승전 퍼레이드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CNN의 스콧 제닝스는 “우리가 이겼다. 이란은 졌다. 그게 전부다”라고 말한다. 휴 휴잇도 이에 동의하고, 월스트릿저널(WSJ) 사설 역시 전세가 미국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미군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란의 석유 수출은 차단하고 있다. 이는 미군의 창의적인 군사작전 능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성과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전쟁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전쟁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되짚어 보자.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대대적으로 폭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궤멸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8개월 뒤인 올해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은 훨씬 더 야심 찬 목표를 내걸고 다시 전쟁에 돌입했다. 이란 지도부를 공격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다수의 고위 관리들을 살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에게 정부를 전복할 것을 촉구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정권 교체였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공화국 체제는 살아남았다. 강경파 장성들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선출했으며, 오랫동안 사용하겠다고 위협해 온 무기를 꺼내 들었다. 바로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이다. 전쟁이 7개월 넘게 이어진 지금 미국은 이란이 전쟁 전까지 개방돼 있던 해상 통로를 더 이상 차단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은 전쟁 이전의 현상 유지를 회복하기 위해 이 작전을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거둔 진전을 승리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단지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만 살펴봐도 엄청나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쟁에 투입된 비용은 450억 달러에 달한다. 의회예산국(CBO)은 전쟁이 저강도로 지속되더라도 매달 20억 달러가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소 19명의 미군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은 특정 첨단 미사일 방어 요격무기 재고의 절반에서 3분의 2가량을 이미 소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다시 확보하는 데는 5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100달러 안팎을 기록했다. 이는 전쟁 이전보다 약 40%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기준으로 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군사비 지출 등으로 인해 미국의 평균 가구가 부담한 전쟁 비용이 1,200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인들이 개솔린과 디젤 연료에 추가로 지불한 금액만 약 1,300억 달러에 달한다. 디젤 가격 상승은 트럭 운송비와 농업 생산비, 식품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난방유로 집을 데우는 가정들은 올겨울 난방비가 50%나 증가할 수도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파괴한 적의 무기와 사살한 적군의 숫자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에게 입힌 막대한 피해를 정기적으로 상세히 발표하곤 했다. 그러나 전쟁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진정한 기준은 그러한 피해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항복을 선언하게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란은 항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폭격을 더 강화한다고 해서 이러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가 이란의 정책을 바꾸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란 정부 자체를 교체하려는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9월 이러한 모순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다른 국가들에 보내는 미국의 메시지가 “이 정권은 이제 끝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의 목표가 반드시 이란 정부를 붕괴시키는 것은 아니며,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유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더욱 위대한 국가로 재건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할지, 아니면 “이슬람공화국을 신속하게 완전히 파괴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이란 관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워싱턴은 이란 정부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동시에 그 정부에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란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워싱턴은 결국 자신들을 제거하려 한다고 믿는다면 그들이 양보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오히려 저항을 계속하고 미국에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며 미국이 지쳐 물러날 때까지 버티려는 동기가 강해질 것이다.
스티븐 비들과 공동 저자들은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전쟁은 궁극적으로 정치적 타협을 통해 끝난다고 주장한다. 군사력은 그러한 타협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치적 타협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에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이 교훈을 반복해서 망각했다. 적군을 파괴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지만, 전장에서 거둔 성과를 지속 가능한 정치적 결과로 전환하는 데는 훨씬 미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결단해야 한다. 목표가 이란의 정책 변화라면, 즉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며 역내 공격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라면 실현 가능한 협상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해야 한다. 반면 목표가 정권 교체라면 피비린내 나는 장기 투쟁에 대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워싱턴이 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미국은 최근 중동에서 다시 빠져든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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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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