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마켓 체인이라도 제품 달라
▶ 와인 전문가도 마켓 와인 애용
▶ PB 와인 일정 품질 유지 어려워
▶ 맛없는 와인이라도 활용법 다양

슈퍼마켓 와인은 저렴하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자체 시음팀이 엄선한 와인을 취급하기 때문에 고품질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클립아트 코리아]
슈퍼마켓은 일반적으로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소다. (슈퍼마켓에서 와인 판매가 합법적으로 허용된 주의 경우). 하지만 슈퍼마켓이나 마트의 와인 매장은 제품의 수준이 고르지 않아 진열대를 둘러보다 실망하기 쉽다. 일부 매장은 자체 시음팀이 엄격한 기준으로 엄선한 와인만 판매하는 반면 어떤 곳은 유통업체가 더 높은 판매 마진을 제공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와인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슈퍼마켓 와인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를 짚어보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 같은 체인점이면 와인 종류도 같다?대부분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은 모든 매장에서 주요 품목을 비슷하게 구비한다. 하지만 코스트코, 크로거, 트레이더 조스와 같은 체인의 경우 매장에 따라 와인 종류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와인의 공급 상황이나 유통 규정이 그 이유다. 예를 들어, 주류 도매업체가 이른바 ‘3단계 유통 시스템’(Three-Tier System·생산자→도매상→소매상)이라는 복잡한 규정을 적용해 특정 주에만 주류를 배송하는 경우 같은 체인이라도 매장별로 다른 와인이 진열될 수 있다.
와인 브랜드 관계자들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매장 내 와인 판매 목록을 구성하기도 한다. 크로거의 와인·맥주·증류주 부문 커티스 만 부사장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단맛이 강한 와인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남가주 크로거 매장에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을 찾는 소비자는 인근 ‘파소 로블레스’(Paso Robles) 지역의 와인을 쉽게 접하게 된다. 워싱턴주에서는 ‘컬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나 ‘레드 마운틴’(Red Mountain)에서 생산된 까베르네 소비뇽이 흔하고, 동부 지역에서는 유럽산 수입 와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 와인 전문가는 마트에서 사지 않는다?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와인은 다른 곳에서 구입하는 와인보다 왠지 품질이 떨어질 것이란 인식이 있다. 와인 애호가라면 정성스럽게 소량 생산된 와인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제임스 비어드상 수상 벨린다 창 소믈리에는 “일부 식료품점들이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품질 좋은 와인을 직접 찾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식료품점 와인의 품질도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창 소믈리에는 코스트코와 마리아노스 등의 마트에서 정기적으로 와인을 구입한다고 한다. 창 소믈리에가 마트에서 즐겨 구입하는 와인으로는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로제와 프랑스 ‘론 밸리’의 와인 브랜드인 ‘라 비에유 페름’(La Vieille Ferme)의 레드·화이트 블렌드로, 이들 와인의 가격은 8~17달러 정도다.
버지니아주 크림슨 레인 빈야드의 크리스 젠킨스 와인 앰배서더는 와인 라벨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입업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수입업체 이름을 확인하고, 특정 산지가 표시돼 있는지도 살펴보라”며 “산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을수록 좋다”라고 설명했다. 젠킨스 앰배서더에 따르면 많은 슈퍼마켓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크레망’(프랑스 샹파뉴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급 스파클링 와인)을 판매하는데, 18~25달러 선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의 크레망을 고를 수 있다.
■ 유명 와인 산지 제품은 비싸다?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와인은 가성비가 좋고, 대중적인 포도 품종과 유명 산지 제품이 많은 편이다. 대형 체인 유통망의 특성상 전국 매장에 공급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 높은 클래식 와인이 주를 이루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독특한 와인 제품을 다양하게 취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나 아르헨티나산 ‘말벡’이 대표적인 예다.
벨린다 창 소믈리에는 “마트에서는 실패 확률이 적은 클래식한 와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라며, “만약 전에 마셔보지 않은 새로운 와인을 찾고 싶다면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동네 와인숍을 방문하라”고 조언했다.
■ PB 와인은 대체로 무난하다?대형 마트 체인인 알디의 ‘스페셜리 셀렉티드’, 타깃의 ‘캘리포니아 루츠’,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 등은 모두 소매업체가 특정 제조사와 협력해 독점 판매하는 ‘PB’(자체 브랜드) 와인이다. 트레이더 조스의 가성비 와인이자 일명 ‘투벅 척’(Two-Buck Chuck)으로 불리는 ‘찰스 쇼’도 대표적인 PB 와인이다. PB 와인은 특정 유통사만을 위해 생산되므로, 원산지나 양조장이 바뀌더라도 병에는 늘 동일한 마트 브랜드 라벨이 부착된다.
이 같은 슈퍼마켓 PB 와인은 가격 경쟁력을 자랑하지만,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고정된 단일 양조장이나 특정 포도 농장에 의존하지 않고, 그때그때 대량 유통 계약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느 해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던 와인이 이듬해에는 실망스러운 품질로 바뀌는 일이 흔하다.
■ 맛없는 와인은 버려야 한다?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와인을 골랐다가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쏟아 버릴 필요는 없다. 저렴한 레드·화이트·로제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훌륭한 칵테일 재료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와인에 탄산수와 시트러스 과일 한 조각을 넣으면 어떤 와인이든 ‘스프리처’(Spritzer)로 만들 수 있다. 레드 와인과 콜라를 같은 비율로 섞으면 스페인에서 많이 즐기는 칵테일 ‘칼리모초’(Kalimotxo)가 된다. 레드 와인에 레몬·라임 탄산음료를 넣으면 ‘틴토 데 베라노’(Tinto de Verano)로 즐길 수 있다.
대중적인 ‘상그리아’(Sangria)나 따뜻하게 끓여 마시는 ‘뱅쇼’(Mulled wine)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로제 와인에 그린 카다멈과 핑크 페퍼콘을 넣어 살짝 끓인 뒤 차갑게 식혀 얼음 잔에 부어 마시면 여름철 무더위를 날려줄 상쾌한 음료로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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