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올모’(Olmo) ★★★★ (5개 만점)
▶ 10대의 좌절ㆍ혼란, 기쁨과 함께
▶ 우정과 성적 깨어남과 첫사랑
▶ 가족의 중요성을 소박하게 그려
1979년 뉴멕시코의 멕시칸 아메리칸 동네에 사는 14세난 소년 올모의 성장기로 매우 사실적이고 가슴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소품이다. 10대의 좌절과 혼란과 기쁨과 함께 우정과 책임과 성적 깨어남과 첫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의 중요성을 아담하고 소박하게 그린 고운 영화다.
올모(아이반 우타파)는 중병에 걸려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대소변을 못 가리나 위엄을 잃지 않고 있는 아버지 네스토(구스타보 산체스 파라)와 식당에서 일하면서 가족 생계비를 버는 어머니 세실리아(안드레아 수아레스 파즈) 그리고 줄담배를 태우는 롤로스케이팅에 몰두하는 누나 아나(로사 아르멘다리스)와 함께 살고 있다.
올모의 절친한 친구는 자기가 신은 빨간 부츠를 뽐내는 미겔(디에고 올메도). 둘도 없는 친구여서 꼭 붙어 다닌다. 그리고 이제 성적으로 깨어나기 시작한 올모는 이웃에 사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탐스런 티나(멜라니 프로메타)를 어쩔 줄 모르게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날 티나가 올모와 미겔을 파티에 초청한다. 참석 조건은 올모네 잡에 있는 스테레오 레코드 플레이어를 가져 오는 것. 올모는 초청을 받고 흥분에 들떠 있는데 문제는 파티에 가는 날이 자기가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날이라는 것.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오버타임으로 일해야 하고 아나는 선약이 있어 올모에게 아버지 돌보는 책임이 떠 맡겨진 것이다. 이에 올모는 “난 이제 14살 밖에 안 났단 말이야”라며 악을 쓰지만 별무소득. 올모는 궁여지책 끝에 삼촌 훌리오(발렌틴 메히코)에게 부탁을 해 삼촌으로부터 올모네 바베큐용 그릴을 주면 형을 돌봐주겠다는 조건을 듣는데 네스토가 이를 알고 노발대발 해 이 계획도 무산된다.
영화는 올모가 티나의 초청을 받은 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파티에 가려고 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혼란과 좌절 그리고 마침내 파티에 참석해 존 트라볼타가 나온 ‘새터데이 나잇 피버’의 디스코 리듬(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변주한 흥겨운 음악) 에 맞춰 니나와 함께 신나게 춤을 추는 귀엽고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올모가 춤을 추다가 부엌의 오븐을 안 껐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겔과 함께 집으로 달려갔더니 아버지가 행방불명. 아버지가 고통이 심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은 이웃이 병원으로 옮긴 것인데 이로 인해 올모는 죄책감에 빠진다. 그런데 아차 이번에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사랑의 선물로 준 스테레오를 파티장에 두고 온 것을 알고 올모는 파티 장으로 달려간다.
파티에 한번 참석하려다가 겪은 온갖 시행착오 끝에 올모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손을 잡고 “미안해요”라고 사죄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서로들 앙앙불락하면서 다툼을 벌이는 올모네 가족은 사랑으로 뭉친다.
연기들이 모두 아주 좋다. 착 가라 앉은 우타파를 비롯해 나머지 가족 역의 배우들도 꾸밈없는 자연스런 연기를 하고 미겔 역의 올메도도 보기 좋다. 사운드트랙으로 나오는 멕시칸 팝송들도 얘기를 효과적으로 돌봐주고 있고 촬영도 훌륭하다. 군더더기 없는 간단하지만 가슴을 만져주는 아늑하고 향수감이 곱게 배어있는 아름다운 영화다. 멕시칸 아메리칸 페르난도 에임브케 감독(공동 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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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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