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에서 사람의 동작을 데이터로 기록해 로봇을 훈련하는 ‘로봇 트레이너’가 새로운 일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모션 캡처 장비를 몸에 달고 집안일 동작을 반복해 기록하는 프리랜서 로봇 트레이너가 늘고 있다.
컵 집기·병뚜껑 열기·설거지·옷 개기 등 일상 동작을 반복하면 이 데이터가 가공 과정을 거쳐 주방·공장·슈퍼마켓에서 일할 로봇 훈련에 쓰인다. 구인 공고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구직 플랫폼에 빠르게 늘고 있으며 월급은 4000~6000위안(약 80만~120만원) 수준이다.
◇ 설거지 200번·하루 수백 동작 반복
자동차 업계에서 실직한 40대 류윈씨는 재취업 대신 이 일을 택했다. 베이징 작업실에서 손목에 센서 팔찌를, 손가락에 칩을 끼운 채 화면 지시에 따라 컵을 옮기고 표면을 닦는 동작을 하루 수백 번 반복한다.
작업실 대형 화면에는 생산성과 정확도에 따라 작업자 순위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하루 할당량은 160건이지만 상위 작업자는 260건 이상을 소화하기도 했다.
대학생 쑨씨(22)는 방학 인턴 자리를 찾다 이 일을 시작했다. 주간 일당 120위안(약 2만4000원), 야간 135위안(약 2만6700원)이었지만 반복 동작에서 오는 피로가 수입을 앞섰다. 몇 주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자유로운 근무 방식에 만족하는 이들도 있다. 장쑤성의 궈훙쥐안씨는 집에서 하루 6시간 책 정리·식탁 닦기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며 아이를 돌보는 틈틈이 월 4000위안을 번다.
사람의 동작을 수집하는 이 일자리는 이제 청소부·환경미화원 등 야외 작업자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8월 선전의 파이센AI는 거리 청소부들에게 데이터 수집 장비를 지급했다.
◇ 내 손으로 키운 로봇이 결국 내 일자리 뺏는다
역설적이게도 2026년 현재 로봇은 현장에서 가장 쉬운 일조차 버벅거리는 수준이어서 단순생산직은 오히려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의 90.1%, 농림어업 숙련직의 86.1%가 AI·로봇으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직종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AI에 대한 적응력이 일자리 감소를 막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AI와 협업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전통적인 전문 기술만큼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늘은 로봇을 가르치는 사람이 내일은 그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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