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택 고려대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하며 ‘3대 부인암’ 판도 변화
▶ ‘비정상적 질 출혈’이 주증상·월경량 변화도 주의
▶ 비만·당뇨병·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위험요인

[클립아트코리아]
자궁은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체부와 질로 연결되는 목경부의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자궁 입구에 암이 생기면 자궁경부암, 안쪽 벽에 생기면 자궁내막암이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은 난소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가장 높았지만 최근에는 자궁내막암이 이를 추월하면서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자궁내막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2만 3000명으로, 10년 새 약 127% 늘었다.
자궁내막암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생리 주기와 무관한 출혈이 나타나거나 월경 과다뿐 아니라 평소보다 월경량이 현저히 적은 과소월경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일시적인 생리불순이나 호르몬 변화로 여겨 검사를 미루면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의 질 출혈은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증상은 골반 통증과 압박감, 배뇨 또는 배변 시 통증이다. 암이 진행되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할 때 골반이나 하복부에 통증이 지속할 수 있으며, 방광이나 장을 침범하면 배뇨나 배변 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암의 크기가 커지면서 인근 장기나 조직을 압박해 골반 부위에 불편감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자궁내막암 환자가 증가한 요인으로는 비만이 꼽힌다. 지방 조직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 자궁내막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고,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비만과 함께 나타나는 당뇨병,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도 자궁내막암의 위험요인이다.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표적치료제와 호르몬 치료 역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 기술의 발달로 자궁내막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통계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한 경향도 있다.
자궁내막암이 의심될 땐 초음파 검사를 우선 시행한다. 경질 초음파로 자궁내막의 두께와 구조를 확인한 다음,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있다면 조직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조직 검사는 자궁내막의 조직 일부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으로, 확진을 위한 필수 검사다. 가느다란 관을 자궁 안으로 넣은 뒤 조직 일부를 흡입해 채취하는 ‘흡인생검’이라는 방식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자궁내막 조직을 더 넓게 채취하는 ‘자궁내막 소파술’이나 내시경으로 자궁내막을 직접 확인하면서 의심 부위를 직접 채취하는 ‘자궁경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침습적 검사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 때문에 검사를 미루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여성일수록 거부감이 크다. 최근에는 조직을 직접 떼어내지 않고 질 분비물만으로 자궁내막암을 조기에 선별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질 분비물 속 유전자정보(DNA)의 변화를 분석해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비침습적 진단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검자들의 부담이 한층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자궁과 난소, 나팔관을 함께 제거하는 자궁 절제술을 시행하며, 암의 침범 정도에 따라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함께 진행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3차원 고해상도 영상과 로봇 팔을 활용하는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만으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이 짧으며, 수술 후 합병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자궁내막암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행된 단계에서는 방사선과 항암치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실제 자궁내막암 1기의 5년 생존율은 90%가 넘지만, 3~4기로 진행되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개별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정밀치료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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