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참으로 덥다. 지난 학기를 마치고 남편과 유럽에서의 여름스케줄을 위해 뉴욕을 떠났다. 파리공항에서 렌터카를 픽업하여 이번 긴 일정이 시작되었다. 여러 곳을 거쳐 몽블랑의 하얀 눈을 바라보며 두꺼운 옷을 입고 신나게 달렸다.
그러나 웬걸 며칠후부터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더운 날씨가 47-8도를 오르내린다. 뉴스에서는 더위로 지난 3일간 수천명이 사망하였고 유럽에서만 며칠동안 1만명이 넘는 귀한 생명을 앗아간 더위가 야속하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는 예전부터 여름도 시원해서 에어컨이 필요 없었다. 유럽 노인들은 펜데믹에서도 살아남았는데 하면서 살인적인 더위를 피하고자 근처 호텔에서 묵기도 한다.
어째 이런 세상이 온 단 말인가. 환경전문가들은 이 모든 것이 우리 인간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탄한다. 편리한 삶을 위해 환경을 헤친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환경보호에 좀더 힘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은 날씨 뿐만 아니라 올드시티(old city 구 시가지)는 좁은 미로 같아 자동차로 다닐 때면 매우 긴장하게 된다. 간신히 고불고불 한 높은 산줄기를 진땀을 흘리며 내려오면 좁은 길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좁은 길을 벗어나 자연과 풍광을 감상하려고 하면 이곳 저곳 길들이 막혀 있어서 GPS 안내만 믿다가 GPS와 함께 당황하기도 했다.
7월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싸이클 레이싱 올림픽이라는 투어 드 프랑스 (Tour de France)가 시작되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전역을 돌고 파리에서 마치는 경기를 준비한다고 이곳 저곳 도로가 막혀 애를 먹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날씨도 더운데 이곳저곳에서 산불 피해도 막심해 우리도 매캐한 연기를 마시며 달려야했다.
또한 눈 덮힌 몽블랑의 신비함에 감탄하며 산밑을 조심히 걸어 내려가고 있는데 나의 뒤에서 어떤 중년이 비틀거리며 나를 밀쳐 넘어질 뻔도 하였다. 그 순간도 우리가 인솔해간 미국 대학생 중 건장한 제자가 순간 내 앞에서 막아줘서 대형사고를 막았다.
이것은 모두 전조 사고에 불가하였다. 유네스코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프로방스를 달리다 길이 차단되어 유턴하고자 잠시 멈추려고 하였으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차는 정지가 안되고 달리던 스피드 그대로 2층높이 계단과 언덕을 쏜살같이 올라가 높은 난간 낭떠러지 바로 앞에 파란하늘만 보였다.
순간 나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이렇게 죽는구나 했다. 눈을 감고 남편 팔을 꽉 잡는 순간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야말로 한순간 기적의 1초에서 멈췄다.
그 위험한 생사의 순간 분명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신 것을 믿는다. 잠시 정신을 잃고 깨어나서도 충격에 넋이 나가 한참을 앉아있었다. 그때 어디서 갑자기 젊은 남자가 우리 앞에 나타나 헛것을 보았나 하고 무서워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프랑스 청년은 평소 다니는 길도 아닌데 처음으로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고 했다. 지나가는데 언덕위에 위험하게 서있는 차를 보는 순간 사고를 감지하고 엠불란스가 필요하면 도와야 겠다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 수호천사 쟝피에르의 도움으로 간신히 언덕을 내려왔다. 그야말로 기적의 1초가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는 중환자실에 있든지 돌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교통사고와 용광로 같은 유럽의 더위를 뚫고 집에 돌아오니 또 한번의 새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라는 단어로는 부족하였다.
앞으로도 사는 날까지 더욱 더 선하고 배려하며 이웃과 사랑을 나누며 남은 시간을 보내야 겠다고 또 한번 다짐을 한다. 그동안 수없이 다닌 유럽이지만 이번에 느낀 깊은 감흥과 인류의 찬란한 예술유산에 대해 많이 배우고 확인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동안 느낄 수 없는 영광스런 큰 보상도 받은 것은 다음 글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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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춘희/성악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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