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위 선양’을 명분으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유신체제이던 1973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특기자선발위원회가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3S(스포츠, 섹스, 스크린) 정책을 펴던 전두환 정권에서 범위가 확 넓어진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심지어 대학생 축제인 유니버시아드까지 3위 내 입상만 하면 혜택을 줬다. 국제 대회에서 메달 따기가 쉽지 않았고 ‘코리아’를 세계에 알리는 게 중요했던 시절이긴 했다.
■ 혜택 범위가 지금처럼 ‘올림픽 3위(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1위(금메달)’로 축소된 건 1990년이다. 그럼에도 형평과 공정성 시비의 연속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달성에 사후적으로 특별법을 만들어 구제해 입길에 올랐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야구 대표팀이 나지완 선수의 부상을 알고도 선발해 논란이 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과 일본 축구팀의 동메달 결정전에선 경기종료 4분 전 김기희 선수가 투입돼 ‘4분 전역’이란 비아냥을 샀다.
■ 올해 아시안게임도 공방이 거세다. 그 중심엔 야구 대표팀이 있다. 5회 연속 금메달을 땄는데, 그때마다 같은 논란의 되풀이다. 일각에선 “왜 매번 야구만 욕을 먹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종목처럼 피 튀기는 예선 경쟁을 했는가 △프로선수들이 사회인 야구팀과 메달 경쟁을 하는 게 공정한가 △4년을 아시안게임만 보고 뛴 선수들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나. 무엇보다 프로선수들은 특례와 더불어 막대한 연봉까지 챙기지 않나.
■ 제도 도입 반세기도 더 지났다. 때마다 논란이라면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국위 선양’으로 치자면 BTS가 월등하다는 건 누구도 부인 못한다. 상무부대를 감안하면 ‘경력 단절’ 명분도 약하다. 야구 외 다른 종목이나 예술인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갈수록 병력자원이 줄어드는데 국방 의무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마일리지 점수제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되지만, 전면 폐지를 못할 이유가 없다.
<이영태 / 한국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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