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 몰린 정부, 석유유통·전력생산 등도 민간 개방
전력난이 가중되는 쿠바에서 또다시 대정전에 근접한 단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력난이 가속하자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민간 개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쿠바전력청은 29일(현지시간) 전력 수요가 가장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 전국 74%에 해당하는 구역이 동시에 단전되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일간 쿠바데바테와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전력청은 이날 피크 시간대 전력 수요가 3천200MW(메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가능한 공급 전력은 850MW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전력망 붕괴를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전력 규모만 2천380M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필요 전력의 74%가 공급되지 못하는 셈이다.
쿠바는 화력발전소 16곳에서 전력 생산의 40%를 충당하는데, 9곳이 노후화와 정비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핵심 화력발전소 중 하나인 '안토니오 기테라스' 발전소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차례나 고장 나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전력 생산의 또 다른 40%를 차지하던 디젤 및 중유 기반의 발전 설비 역시 미국의 봉쇄로 올해 1월부터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나머지 20%의 전력만 가스와 중국의 지원을 받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쿠바는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필요하지만, 외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자체 생산량은 필요한 양의 40%인 4만 배럴에 불과하다.
민간 전문가들은 쿠바 전력망(SEN)의 완전한 복구를 위해서는 80억~100억달러(11조5천억원~14조5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 정부의 재정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쿠바 정부는 이런 지속적인 에너지난을 극복하고,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민간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미국의 에너지 봉쇄에 따른 심각한 물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석유 유통, 전력 생산, 쓰레기 수거,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규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아바나 거리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이 이제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민간 기업이 연료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를 수입하고 제작하는 것도 허용된다.
아울러 민간 회사들도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정부는 권력 유지의 핵심인 교육, 텔레콤, 미디어, 국방 등 전략적 분야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쿠바 정부는 지난달 중국·베트남식 개방을 골자로 하는 비상 경제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그 후속책의 일환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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