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코로나 中기원설’ 의제로 바이든 정부 방역수장 때리기
▶ 파우치, 보복기소 우려해 답변 거부… “무슨 요일?” 질문에 ‘입꾹’ 촌극도
트럼프 “마스크·봉쇄 잘못된 판단”…파우치 “날 기소하려는 중상모략”

상원 청문회에 소환된 앤서니 파우치 전 소장[로이터]
연방의회 청문회장에 불려 나온 증인이 111차례의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하는 진풍경이 29일 벌어졌다.
상원 국토안보원회는 이날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걸쳐 코로나19 대응 사령탑 역할을 하고 2022년 은퇴했다.
청문회 개최는 상임위원장 랜드 폴 의원(공화·켄터키)이 주도했다.
폴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파우치 전 소장의 일기장을 공개하는 등 그를 집요하게 공격해온 인물이다. 일기장에는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2020년 재선 유세를 강행하고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우치 전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백신 무용론과 마스크·격리 반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가 사고 또는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했다는 의혹 등이 근거 없다고 맞섰던 탓에 정치적 보복 대상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파우치 전 소장은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자신을 향한 보수 진영의 공세가 "터무니없는 집착"이라며 "나를 기소하려는 명백한 집착, 나에 대한 반복적인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그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쏟아진 질문에 줄곧 '묵비권'을 행사했다.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5조'를 근거로 들었다.
심지어 조쉬 하울리 의원(공화·미주리)이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 "무슨 색깔 넥타이를 맸느냐"고 물었을 때도 파우치 전 소장은 답변을 거부했다. 폭스뉴스는 파우치 전 소장의 답변 거부가 111차례였다고 집계했다.
폴 의원은 파우치 전 소장의 묵비권 행사가 이어지자 "후과가 있을 것"이라며 '의회 모독'으로 문제 삼겠다고 별렀다.
그러자 매기 해슨 의원(민주·뉴햄프셔)은 "오늘 당신이 이런 처지에 놓인 것은 유감이며, 이번 청문회가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답답한 일"이라고 파우치 전 소장을 옹호했다.
파우치 전 소장의 답변 거부는 법정 다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보복성 기소'를 우려해 그를 선제적으로 사면했지만, 공화당에선 의회 위증이라는 별도 혐의로 그를 법정에 세우려 한다고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2020∼2021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시작됐다는 음모론, 그리고 당시 팬데믹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논란 등을 따져 묻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정치쇼'로 변질하고 말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중국 기원설과 과잉 방역 논란, 백신 및 제약사에 대한 불신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열광하는 소재다. 따라서 이날 청문회에는 파우치 전 소장 개인을 향한 공격을 넘어 정치적 노림수가 깔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시 미·중 당국의 교감 아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고, 2020년 수많은 미국인의 사망과 사회·경제적 침체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해 재선에 실패했다는 음모론은 트럼프 지지층에서 되풀이되는 '대선 조작설'의 한 서사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에 앞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나는 처음부터 그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며 "파우치는 이에 강하게 반대했고, 항상 중국을 보호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마스크 문제를 비롯해 잘못된 판단을 너무 많이 내렸다"며 "그는 나라를 봉쇄하기를 원했지만, 나는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동안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졌다"며 자신이 1기 행정부 말기 시행한 '워프 스피드 작전'(OWS·백신 신속 개발·배포·접종)에 대해 "엄청난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연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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