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기준 3천700억원…최대 원조국 호주는 2조원대 지원
▶ 솔로몬 제도, 미국과 핵심 항만 개발사업 자금지원 협상
중국이 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개발 원조를 4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수년 간 친중국 행보를 보여온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는 중국이 눈독 들여온 항만 건설 사업에서 미국과 자금 지원 협상 중이라고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간)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들의 개발을 위해 지원한 차관과 무상원조 규모는 2024년 기준 2억5천500만 달러(약 3천700억원)로 전년(약 1억7천800만 달러)보다 약 43% 증가했다.
이로써 이 지역 국가들이 받은 전체 원조 금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약 5%에서 2024년 6%로 커졌다.
다만 중국이 이 지역 진출을 위해 열을 올리던 2010년대의 연간 3억∼4억 달러(약 4천360억∼5천810억원) 수준에는 아직 못 미쳤다.
이에 맞서 미국의 원조도 2023년 약 2억6천800만 달러(약 3천890억원)에서 2024년 3억3천500만 달러(약 4천870억원)로 25% 증가했으며, 전체 원조 금액 중 비중도 7%에서 8%로 상승했다.
앞서 2022년 중국은 솔로몬 제도와 비밀리에 안보 협정을 체결, 미국·호주를 비롯한 태평양 일대의 서방 국가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협정으로 인해 중국 군·경찰 병력의 현지 주둔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급해진 미국은 2023년 초 솔로몬 제도 대사관을 30년 만에 다시 개설하고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다만 이런 미국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집권 이전의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국제개발처(USAID)를 폐지하는 등 대외 원조를 대폭 축소함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미국 원조도 2025년 이후 상당폭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이 지역 최대 국가인 호주는 2023년 약 16억 달러(약 2조3천200억원)에 이어 2024년에도 약 15억 달러(약 2조1천800억원)를 지원해 태평양 도서국들의 가장 큰 원조 파트너 지위를 이어갔다.
2024년 이 지역 전체 원조 금액에서 호주의 비중은 37%로 집계됐다.
호주와 미국, 중국 등이 이 지역에 제공한 차관은 항만, 공항, 통신 등 전략적 인프라에 집중됐으며, 이는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의 심화를 반영한다고 이 연구소는 지적했다.
앞서 작년 3월 호주는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타격을 받은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원조 예산을 21억5천700만 호주달러(약 2조1천800억원)로 전년보다 5.2% 늘린 바 있다.
호주 정부는 미국 원조의 공백에 따른 중국의 태평양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이 자금으로 태평양 도서국들의 보건·교육·기후·난민 등 관련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국·솔로몬 제도 안보 협정 체결을 계기로 태평양 섬나라들과 관계 강화에 나서 지금까지 투발루, 나우루, 파푸아뉴기니, 바누아투, 피지 등과 줄줄이 안보 협정을 맺었다.
한편 이날 AFP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을 방문한 매슈 웨일 솔로몬 제도 총리는 자국 말레이타섬의 심해 항구인 비나항의 개발 공사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미국과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웨일 총리는 "비나항이 매우 중요한 항구"라면서 미국 관리들이 비나항의 부두·발전 시설·연료 저장 시설·도로 건설 자금 지원에 대해 "확고한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관계자도 AFP 통신에 "솔로몬 제도에서 사업을 할 의향이 있으며, 민간 자본과 함께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DFC는 또 솔로몬 제도, 바누아투와 주요 인프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
솔로몬 제도는 오래 전부터 비나항에 국제적 항만 인프라와 수출용 참치 가공 공장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모색해왔다.
솔로몬 제도가 중국과의 안보 협정 체결 이후 2023년에 중국 최대 원양어업 기업인 중국수산공사(CNFC)와 어업 협정을 맺자 서방에서는 중국이 비나항에 군사·민간 겸용 항만을 건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중국 기업들은 솔로몬 제도의 이전 정부에 비나항 사업과 관련해 로비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집권한 웨일 총리는 미국·일본·호주를 방문해 투자 지원을 모색하는 등 기존의 친중 노선 대신 서방과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 미 해안경비대가 솔로몬 제도 경찰을 승선시킨 채 솔로몬 제도 해역을 순찰하도록 하는 내용의 '선박 동승자 협정'을 미국과 체결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