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토갤러리·갤러리 H 공동기획
▶ 한국 작가 6인전 10일 개막

오만철씨 작품

박인숙씨 작품

신예진씨 작품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달항아리가 여섯 명의 한국 작가를 통해 동시대적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가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 H와 공동 기획한 그룹전 ‘달항아리를 다시 상상하다’(Reimagining the Moon Jar)를 개최한다. 한국, 미국,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손정숙, 하정 리 로저스, 박인숙, 김중식, 오만철, 신예진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달항아리는 순백의 표면과 둥글고 풍만한 형태, 완벽한 대칭에서 벗어난 자연스러운 균형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상징해온 형식이다. 보통 두 개의 몸체를 따로 빚어 이어 붙여 완성하기 때문에 제작자의 손과 불의 변화에 따라 저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이를 하나의 고정된 전통 양식으로 보지 않고, 작가 각자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 매체를 통해 새롭게 해석한다. 회화와 도자, 섭씨 1330도의 불과 흙, 조각보와 섬유, 혼합매체로 확장된 작품들은 기억과 시간, 동서양의 만남, 전통과 동시대적 감각 같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아낸다.
작가별 접근은 뚜렷하게 갈린다. 손정숙 작가는 오랜 시간 한국 구상회화의 현장에서 활동해온 작가로, 달항아리를 회화의 대상으로 삼아 전통적 형태에 자신의 색채와 조형적 시선을 더한다. 서울에서 도예를 공부한 뒤 영국에서 활동하는 하정 리 로저스 작가는 한국의 분청 기법과 백토 상감을 영국의 공예적 패턴과 연결해 한국 도자의 언어를 새로운 문화적 맥락으로 넓힌다.
박인숙 작가에게 달항아리는 기억과 시간, 내면과 외부를 잇는 매개다. 집과 꽃, 달항아리의 이미지로 과거의 흔적과 미래의 희망을 탐구하며, 덧칠하고 긁어내는 과정을 통해 기억이 쌓이고 사라지는 시간을 화면에 담아낸다. 김중식 작가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와 서양의 인물 이미지를 한 화면에 겹치는 ‘더블 팝 아트’(Double Pop Art)로 동서양과 전통, 현대의 만남을 표현한다. 그의 화면에서 달항아리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삶의 흔적을 품은 하나의 소우주로 확장된다.
오만철 작가는 동양화와 도예를 바탕으로 회화를 가마에서 완성하는 ‘1330°C Painting’을 구축해왔다. 경덕진의 고령토와 고화도 안료, 유약을 사용해 달항아리의 빛과 빙렬, 흙과 불의 흔적을 회화적 화면 안에 구현한다.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예진 작가는 모시, 비단, 삼베, 빈티지 패브릭 등 전통 직물을 손바느질로 이어 붙여 조각보와 섬유 조각을 만든다. 단단한 도자의 형태를 부드럽고 투명한 섬유로 번역하고, 빛과 그림자, 시간에 따라 변하는 천의 표면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전시를 기획한 케이트 홍 대표는 여섯 작가의 작업이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향한다고 설명했다. “달항아리는 오늘날에도 무엇을 담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누군가에게는 기억과 그리움의 그릇이고, 누군가에게는 동서양이 만나는 화면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흙과 불의 시간성을 담아내는 매체이자 빛과 공간을 받아들이는 섬유의 구조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달항아리를 과거의 유산으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장소와 세대, 매체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그 의미를 현재로 가져온다. 전시장에 놓인 여섯 개의 달항아리는 저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그 중심에는 한국 미감 특유의 고요함과 여백, 그리고 형태 안에 무언가를 담아내는 풍요로움이 자리한다.
개막 리셉션은 오는 10일 오후 2~5시 LA 샤토갤러리(3130 Wilshire Blvd #104)에서 열린다. 전시 관련 문의 shattogallery@gmail.com 작품 구매 문의 galleryh.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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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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