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3자 회담 대찬성하지만 어젠다 정의할 필요”…비공식 회담 가능성도 거론
▶ 中외교부 “푸틴 APEC 참석 환영… ‘미중러 회담’ 제공할 정보 없어”
▶ 2017년 APEC 당시 미중러 정상 참석 전례…북미 정상회담 여부도 관심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중러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러시아 측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의제 설정이 회담 성사의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최국 중국 측 일각에서도 자국에서 열리는 다자회의에서 미중러 3국 정상이 마주 앉는 데 대해 '유익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궈자쿤 대변인은 전날 기자 문답을 통해 중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미중러 3자 정상회담과 관련한 러시아 매체들 질문에는 "중국은 올해 APEC 주최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과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공헌을 하고 싶다"면서도 "제기된 질문에 대해서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 국경절 축하 서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APEC 회담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한 행사에서 "(미중러) 3자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미디어에서 논의 중인 것을 안다"며 "우리는 대찬성(all for it)이라고 말했다.
이어 "(APEC 기간 3자 회담은) 상당 부분 주최국인 중국에 달려 있겠지만, 만남은 의견을 교환하고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만큼 언제나 유익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3자 정상회담의 바탕을 이룰 이슈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협상 과정의 어젠다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3자 회담 개최를 위한 조처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세 정상이 모인다면 그들이 회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한후이 주러시아 중국대사는 3자 회담에 대해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이러한 3자 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다극화 세계의 발전과 형성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중 정상은 지난달 24일 정상회담을 열고 11월 중국 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상호 참석하겠다는 뜻을 확인한 상태다.
인민대 류쉬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3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높다"며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러시아가 여전히 국제 무대에서 주요 행위자임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봤다.
반면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 쑨청하오 연구원은 3국 정상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서 공식 3자 회담 개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 대신 비공식 회담 개최 가능성을 거론했다.
중화권매체 연합조보는 2017년 베트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이 모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했지만 3자 정상회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함께 사진을 찍기는 쉽지만 한자리에 앉기는 어렵다"며 한자리에 앉으려면 함께 논의할 의제와 합의할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질서를 논의한 얄타 회담과 비교해 3자 회담을 이른바 '얄타 2.0'로 보는 관측과 관련, "현재는 유럽·인도·일본·한국·중동과 글로벌사우스가 모두 외교적 자주권·행동권을 갖고 있다. 국제 정세는 이미 다극 시대에 진입했다"고 봤다.
한편, 연합조보는 이번 APEC 기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어하지만, 김 위원장도 동일하게 절박함을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APEC 회원국이 아닌 만큼,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북미중러 정상이 한 자리에 서거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이는 APEC 일정을 빌린 별도의 외교활동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한 중국 학자는 중국이 자리를 만들고자 해도 북미 정상이 정치적 고려 때문에 중국에서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다며 미중 경쟁관계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점수를 주는 대신 비교적 작은 중립국을 회담 장소로 선호할 수 있다고 봤다.
연합조보는 "APEC 협상 테이블에 얼마나 많은 국가를 수용하고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개최국뿐만 아니라 전략핵 역량을 갖춘 각국이 게임 속에서 이익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는지에 더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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