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 피코 블러버드에 3.5마일 자전거길 추진
▶ 해당 구간 노상주차 제거
▶ 한인 등 소매상인·업주들 “고객감소·상권위축” 반발
LA시가 한인타운과 피코-유니언 지역을 관통하는 피코 블러버드의 대대적인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한인을 비롯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도로변 노상주차 228면을 없애고 자전거 전용차선을 설치하는 계획이어서, 주차난 심화와 상권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 매체 ‘LA 로컬’에 따르면 LA시 교통국(LADOT)은 크렌쇼 블러버드부터 피게로아 스트릿까지 약 3.5마일 구간의 피코 블러버드를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를 올해 말 착공할 계획이다. 사업의 핵심은 현재 왕복 4차선인 도로를 왕복 2차선으로 줄이고 중앙 좌회전 차선을 신설하는 것이다. 여기에 차량과 분리된 보호형 자전거 전용차로를 설치하고, 보도와 경사로를 정비하며 맨해튼 플레이스와 뉴햄프셔 애비뉴에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투칸(TOUCAN) 신호체계’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피코길 북쪽 도로변 노상주차 228면이 모두 사라진다. LADOT는 대신 남쪽 일부 구간에 추가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적재구역과 장애인 전용 주차면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A시는 이번 사업이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LADOT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해당 구간에서는 모두 75건의 중상 또는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약 75%는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 11명은 모두 보행자였다.
그러나 피코길을 따라 영업 중인 한인을 포함한 소상공인들은 주차공간 축소가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년째 피코길에서 간판업체 ‘사인 아트’를 운영하고 있는 조이 방 대표는 “지금도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인근 주민들도 상가 앞에 주차할 정도인데 노상주차까지 없애면 손님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은 이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계획이 시행되면 지금의 피코 상권은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 겸 이벤트 공간 ‘야거하우스’를 운영하는 호세 곤살레스도 “자전거 교통 활성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소상공인의 생존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며 “결국 넓은 주차장을 보유한 대형 업소만 혜택을 보고 지역의 메인스트릿은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구점을 운영하는 로렌조 마르티네스 역시 “화물트럭이 매장 앞에 정차하지 못하면 물품 배송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현재도 자전거 이용자는 많지 않은데 굳이 기존 도로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LADOT는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주민과 업주 의견을 수렴했으며, 1,842가구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영어·스페인어·한국어 등으로 홍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약 2,500명이 의견수렴 과정에 참여했으며, 설문 응답자의 75%는 보호형 자전거도로 설치안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통국은 공사 기간에도 업소 접근이 가능하도록 단계별 시공을 진행하고, 우회도로와 교통 통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추가 적재공간 확보와 버스정류장 이전, 인근 도로 주차 확대 등 보완책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주들은 안전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한인타운과 피코-유니언 지역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주차 의존도가 큰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차량 이용 고객 비중이 높은 한인 업소들의 경우 주차공간 감소가 매출 하락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커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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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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