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스타들의 검시관’(Coroner to the Stars) ★★★★ (5개 만점)
▶ 일본계 토마스 노구치 검시관
▶ 자기 과시적 권한 넘은 행동에 언론 등의 불만에 휘말려 해고
▶ 인종차별심리 깔려 있다고 설명
1961년부터 1982년까지 LA 카운티의 부검시관과 수석검시관으로 있으면서 할리웃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과 유명인사들의 사체를 해부해 그들의 죽음의 원인을 발표해 ‘스타들의 검시관’이라 불리면서 스타들보다 더 유명세를 탄 일본계 토마스 노구치(99)의 삶을 살펴본 기록영화다.
노구치가 검시한 스타들과 유명인사로는 마릴린 몬로, 샤론 테이트, 윌리엄 홀든 및 나탈리 우드와 존 벨루시 그리고 재니스 조플린과 로버트 케네디 등이 있다.
그런데 직업윤리 의식이 강했던 노구치는 이들 스타들의 죽음의 원인을 발표하면서 지나치게 상세하고 솔직하게 해 할리웃의 스타들과 언론으로부터 자기 과시적이요 검시관으로서의 권한을 너머선 행의라는 비판과 불만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렸었다.
그래서 그는 1982년에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의해 해고됐는데 그에 대한 이런 비난과 불만의 저변에는 그가 일본계라는 인종차별심리가 깔려있었다고 영화는 설명하고 있다. 영화제목은 노구치가 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자서전의 제목이다.
1927년 일본에서 태어나 1952년 미국으로 이민 온 노구치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학과 법률공부를 했다. 그가 할리웃의 스타를 처음으로 검시한 것은 부검시관으로 있던 1962년 마릴린 몬로의 경우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마릴린 몬로를 배우로 보고 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업에 충실했던 노구치는 부실한 검시소 시설과 장비에도 불구하고 과로해 폐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 일하던 히사코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는데 노구치는 인터뷰에서 먼저 별세한 히사코를 그리워하고 있다. 영화는 노구치의 인터뷰와 함께 검시한 스타들의 영화장면 그리고 뉴스필름과 노구치 이후의 검시관들 및 지인들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노구치의 삶을 분석하고 있는데 두 감독 벤 헤드코트와 케이타 이데노는 다양하고 흥미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노구치가 수석 검시관이 된 것은 1967년. 5명의 백인 일색인 카운티 수퍼버이저 위원회가 심사한 수석검시관 후보자 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다. 몬로 후에 검시한 유명인사는 지금은 학교가 된 코리아타운의 전 앰배서더호텔에서 선거유세를 하다 서한 서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로버트 케네디. 노구치가 검시결과를 상세히 발표한다.
노구치는 1969년에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출석해 검시소의 부족하고 불량한 시설과 장비를 보완해달라고 청원했다가 위원회의 미움을 받아 엉뚱하게 인종차별주의자 등 여러 가지의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때 TV시리즈 ‘스타 트렉’의 주인공 중 하나로 나오는 일본계 조지 타케이를 비롯해 일본계 미국인들이 단결해 노구치를 후원했다. 후원자중에는 탐 브래들리 LA시장도 있다. 조사 결과 노구치는 무혐의로 판정됐다.
광적인 찰스 맨슨 일행에 의해 임신 중 살해된 스타 샤론 테이트의 검시결과 발표가 나온다. 테이트는 당시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였다. 스타들의 검시결과 발표로 인해 노구치가 유명해지면서 그를 모델로 한 TV시리즈 ‘퀸시’가 만들어졌다. 잭 클럭만이 검시관으로 나오는 시리즈는 인기를 끌었는데 시리즈를 직접 카운티 검시소에서 찍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노구치가 검시한 빅 스타는 윌리엄 홀든. 그는 산타모나카의 아파트에서 사망했는데 노구치는 검시결과 발표에서 홀든이 술에 취해 넘어져 침대 옆 테이블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머리를 부닥쳐 사망했다고 말하고 있다. ‘사자의 대변인’이라고도 불린 노구치의 이 같은 발표에 신문이 “홀든이 술에 취해 사망했다”고 대서특필하면서 할리웃의 동료 스타들의 존경을 받던 홀든의 명예롭지 못한 사망의 원인을 미주알고주알 밝혔다는 이유로 노구치는 할리웃의 기피인물이 된다.
이어 카탈리나 섬 인근바다에서 익사한 나탈리 우드의 검시결과 발표가 나온다. 이 때도 노구치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사망의 원인을 밝혀 프랭크 시나트라와 진 켈리 등 할리웃의 빅 스타들이 노구치를 해고하라고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청원 했다.
이에 LA타임스가 심층보도를 통해 노구치는 유명해지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비판과 함께 검시소 직원들이 사체로부터 보석 등을 훔치고 있다고 말하면서 1982년 노구치는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의해 해고당한다. 노구치의 전성기와 시련과 해고 그리고 그 후유증을 날카롭게 분석한 흥미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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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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