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채 중 1채 무보험
▶ 보험사 비교·번들링
▶ 재해대비 강화 공사

이상기후로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주에서 주택 보험료가 재산세 비용을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작년 초 발생한 LA 산불 피해 주택 모습. [로이터]

보험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주택 보험료를 낮추고, 절약한 비용으로 주택 강화 공사를 실시하면 보험료를 다시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로이터]
치솟는 생활비 부담에 주택 보험료가 가계 예산에서 가장 큰 부담 항목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온라인 대출기관 렌딩트리에 따르면, 15개 주에서는 주택 보험료가 재산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주택 구매 시 보험료가 주요 고려 요인이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급등하는 주택보험 비용이 주택 구매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주나 플로리다처럼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절실한 실정이다.
■ 15개 주, 주택 보험료 > 재산세
렌딩트리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택 소유자는 매달 재산세로 약 311달러, 주택 보험료로 약 200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 주거비 가운데 주택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5%로도 조사됐다. 하지만 앨라배마, 애리조나, 아칸소, 콜로라도, 아이다호,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네브래스카,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 등 15개 주에서는 주택 보험료가 월 주거비의 약 5분의 1에 달했다.
이 중 네브래스카에서는 주택 보험료가 전체 월 주거비의 19.4%를 차지했으며, 월 평균 지출액은 413달러였다. 이어 오클라호마가 17.6%(278달러), 텍사스가 14.4%(331달러)로 뒤를 이었다. 반면 월 주택 보험료가 가장 낮은 지역은 버몬트로 평균 77달러였다. 이어 하와이(95달러), 델라웨어(97달러), 메인(107달러) 등도 보험료가 낮은 주로 조사됐다.
■ ‘이상기후·자연재해’ 인상 주원인
주택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은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 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 빈발이다.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은 강풍과 우박 피해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텍사스는 지역에 따라 허리케인과 산불 위험까지 겹쳐 보험료 부담이 높다. 보험사들은 이 같은 자연재해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보험료에 반영하고 있어 보험료가 오르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만으로 주택 보험료 수준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와이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산불 등 사상 최악의 자연 재해가 발생했지만 주택 보험료가 낮은 주에 포함됐다. 렌딩트리에 따르면 하와이의 주택 보험료는 월 주거비의 2.1%에 불과해 버몬트주(3.2%)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높은 기상 위험을 안고 있으면서도 하와이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 보험료를 유지하는 이유는 보험 제도와 정책 환경이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택보험은 일반적으로 주 단위로 규제되기 때문에 각 주 정부가 주민들이 주택보험을 감당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주는 주택 보험료가 낮은 편이다.
■ 7채 중 1채 무보험
최근 주택 보험료 상승도 큰 문제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렌딩트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 약 7채 중 1채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집 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전체 주택 8,660만 채 가운데 1,220만 채가 무보험 상태로, 이들 주택은 화재나 자연재해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일부 주택 소유자는 갈수록 비싸지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보험 가입을 포기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보험이 없으면 대부분의 경우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없고, 모기지 대출 없이 주택을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 ‘가주·플로리다’ 보험 사막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료 부담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이나 갱신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플로리다, 가주,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는 이른바 ‘보험 사막’(Insurance Desert) 현상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보험 사막 지역에서는 산불, 홍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지만 기후 변화와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민간 보험사들이 대거 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주택보험에 들고 싶어도 들지 못하거나 이미 가입한 경우도 갱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가주뿐 아니라 플로리다, 텍사스, 콜로라도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는 당분간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면 보험사가 보장을 취소하지 않도록 주택을 보호하고 위험을 줄이는 개선 작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주에서는 주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 프로그램이 확대될 전망으로, 만약에 대비해 관련 프로그램을 미리 검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보험사 비교로 인하
가장 먼저 여러 보험사가 제시하는 보험료를 비교해봐야 한다. 처음 집을 구매했을 때 가입한 보험이 몇 년 뒤에도 현재의 보험 필요와 예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보험료와 보장 내용을 여러 보험사와 비교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현재 상황에 맞는 보장 범위를 선택할 수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여러 보험사의 조건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매년 수백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및 기술 기업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콜로라도 덴버와 플로리다 잭슨빌, 텍사스 댈러스·샌안토니오 등 일부 도시에서 보험사를 변경한 모기지 대출자의 평균 보험료는 기존 보험사를 계속 이용한 대출자보다 최소 1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기 부담금 높이기
현재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자기 부담금’(Deductible)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자기 부담금을 올리면 사고 발생 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늘어나지만, 매달 내는 보험료는 낮아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절약한 보험료 비용은 주택 업데이트 공사에 재투자해 주택 보험료를 낮추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붕 교체, 폭풍 피해를 견딜 수 있는 창문 설치, 위험한 나무 제거 등은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주택의 안전성을 높이는 개선 조치로 평가될 수 있어 보험료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비영리 기관 ‘비즈니스 및 주택 안전 보험 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Business & Home Safety)는 주택을 강풍, 화재,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검증된 공사 방법을 제공한다. 지역별 기후와 자연재해 발생 상황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적절한 공사 항목을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웹사이트 www.ibhs.org
주택보험과 자동차보험을 같은 보험사에 묶는 ‘번들링’(Bundle) 전략도 보험료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장기간 한 보험사를 이용할 경우 ‘충성’ 고객에게 제공되는 할인 혜택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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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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