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는 흑해 중앙에 위치해 지중해와 대륙을 잇는 요충지이다. 때문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제국과 열강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여왔다.
이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표적인 주요 전쟁의 하나가 러시아-튀르크 전쟁이다. 크림반도는 원래 오스만 제국의 보호국인 ‘크림 칸국’이 지배하던 유목민의 땅이었다.
그 유목민의 땅이 영토 확장에다가 흑해 제해권을 노린 러시아의 남진정책에 따라 러시아제국과 오스만제국이 충돌지로 바뀌면서 수백 년간 10여 차례 이상 전쟁을 치러내게 된다.
그러다가 러시아제국의 예카테리나 2세가 제7차 러시아-튀르크 전쟁(1768-1774) 등을 거치며 오스만 제국을 격파하고 크림반도를 공식 합병했다.
그 결과로 러시아는 이곳에 흑해함대 기지인 세바스토폴을 건설하며 본격적으로 남진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크림반도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또 본격적 국제전쟁으로 치러진 전쟁은 크림전쟁(1853-1856)이다.
남하하려는 러시아 제국과 러시아의 팽창을 막으려는 연합군(오스만 제국, 대영제국, 프랑스 제2제국, 사르데냐 왕국)간 에 치러진 전쟁이 이 전쟁으로 결국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러시아는 흑해 내 군사기지 유지 권을 박탈당하는 등 타격을 입는다.
크림반도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나치독일과 소련이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소모전을 벌인 무대의 하나로 역사에 다시 등장한다.
1941년 나치 독일이 침공해오자 소련군은 세바스토폴을 거점으로 250일 동안 처절하게 버텼으나 결국 함락됐다. 그러다가 2차 대전의 전세가 역전되면서 소련군은 1944년 대공세를 통해 크림반도를 탈환했다.
이 크림반도가 현대 지정학의 최대 화약고로 또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우크라이나에서 친 러시아 정권이 무너지고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푸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기습 점령하고 강제 합병하면서다.
그리고 8년 후 2022년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크림반도는 러시아군의 전초 기지이자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이 크림반도가 드론 개발과 함께 우크라이나 군의 대반격이 펼쳐지면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크라이나군은 6월부터 하루 평균 100회가 넘는 드론 공격으로 크림반도의 도로, 철도, 연료 저장시설, 발전시설, 항만, 통신망 등 핵심 기반시설들을 타격하고 있다.
관련해 월 스트리트 저널은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로 향하는 물자 공급선이 끊기면서 크림반도는 사실상 고립됐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물류 허브이자 전선의 거점인 크림반도에 크게 의존해왔다’며 ‘크림반도 고립은 러시아군 작전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림반도는 푸틴에게 단순한 점령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푸틴이 러시아제국과 옛 소련의 영광을 회복할 강력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 성공 덕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고립해 섬으로 만들었다. 이는 다른 말이 아니다. 푸틴의 정치적 위상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더나가 그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군에 의해 해방된다면 이는 사실상의 푸틴 러시아의 패배를 의미한다. 그런 날이 과연 올까. 어쩐지 그리 머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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