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구매력 지수 100 웃돌아
▶ 소득 증가가 집값 상승 추월
▶ ‘집값 하락·주택 공급’이 관건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매력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 소득 상승이 구매력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이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매여력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보다 가계의 소득 증가와 모기지 금리 변화가 구매여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더라도 소득 증가 속도가 이를 앞지르고 대출 부담이 줄면 실제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은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향후 모기지 금리와 주택 공급 확대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 6월 주택 구매력 지수 개선‘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6월 기존주택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1.8% 상승한 44만6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NAR ‘주택구매여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HAI)는 95.5에서 102.3으로 상승했다. HAI가 100을 넘으면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하는 만큼, 6월 주택 구매여건이 지난해보다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주택 구매여력은 전국적으로 개선됐다.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지역은 매물이 비교적 풍부한 서부 지역으로 전년 대비 8.9% 상승했으며, 남부도 8.3% 개선됐다. 매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중서부(6.2%)와 북동부(4.5%) 역시 구매여력이 소폭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 지수 100 넘으면 ‘소득 충분’ 의미NAR가 집계하는 HAI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의 단독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연방 인구조사국이 발표하는 중위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지표다.
HAI가 100이면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모기지 대출 자격을 간신히 충족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을 넘으면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고도 소득에 여유가 있음을 나타낸다. 지수는 주택가격의 20%를 다운페이먼트로 납부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중위 가구소득 추정치는 임금 상승률과 전년도 실제 소득 증가율을 반영해 계산된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HAI는 116.5를 기록해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대 주택 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을 받는 데 필요한 소득보다 약 16.5% 더 많은 소득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HAI는 올해 초 고점 이후 최근 6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약 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 소득 증가, 집값 상승 앞질러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여력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이유로 임금 상승과 모기지 금리 하락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 6월 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약 3.5% 상승한 반면 주택 가격은 약 1.8% 오르는 데 그쳤다. 또, 국영모기지보증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해 6월 6.82%에서 올해 6월 6.49%로 하락해 주택 바이어들의 부담을 다소 덜어줬다.
지역별로는 임금 상승과 집값 상승의 격차에 따라 구매여력 개선 폭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서부 지역은 집값이 0.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임금은 3.3% 상승해 전국에서 구매여력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남부 역시 집값은 0.9% 상승했지만 임금은 3.5% 올라 구매여력이 크게 향상됐다. 중서부는 집값이 2.7%, 임금은 3.4% 상승하며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북동부 지역은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집값이 3.9% 상승해 임금 상승률(3.2%)을 웃돌았고, 전국 4개 권역 가운데 구매여력 개선 폭이 가장 작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여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려면 주택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주택 가격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로이터]
■ 집값 하락 받쳐줘야현재의 주택시장 여건은 지난 2년과 비교하면 바이어들에게 다소 유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구매여력 개선이 집값 하락 때문이 아니라 임금 상승과 모기지 금리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지아이 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 시장은 2025년보다 주택을 구입하기에 유리한 환경이지만 이 같은 개선은 주택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 아니라 소득 증가와 금리 하락 덕분”이라며 “이 같은 기회가 계속될지는 앞으로 모기지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전망했다.
■ 주택 공급도 관건리얼터닷컴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연말까지 6.3%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금리 전망에는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임금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집값 상승률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더라도 구매여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큰 폭의 주택 구매여력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에 매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주택 구매여력도 그만큼 개선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반 바이어들에게는 현재 주택 구매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수치상 지표가 조금 변하더라도 바이어가 체감하는 구입 부담은 여전히 크다”라며 “결국 주택 공급을 늘려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비어 있는 상업용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택 건설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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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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