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부모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떤 전공으로 지원해야 합격에 유리할까”이다.
특히 합격이 어려운 최상위권 대학일수록 지원 전공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속설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학생은 자신이 정말 관심 있는 분야 대신, 지원자가 적어 보이는 ‘희귀 전공’을 전략적으로 골라 쓰기도 한다.
지질학, 고전학, 중세학, 인류학처럼 이름만 들어도 경쟁자가 적을 것 같은 분야를 택하면 상대적으로 입시 문턱이 낮아질 거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이것이 입시판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오해라고 말한다. 전공은 지원서의 빈칸 하나를 채우는 항목이 아니라 학생이 고등학교 4년 동안 무엇에 몰두했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숫자 놀음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주요 대학들이 채택하는 ‘홀리스틱 리뷰’ 방식을 이해하면 이유가 명확해진다. 입학사정관은 학업성적과 표준시험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수강 과목, 과외활동, 연구 경험, 인턴십, 지역사회 봉사, 리더십, 에세이, 추천서까지 종합적으로 살핀다.
즉 전공별 지원자 수를 단순 비교하는 게 아니라 그 학생이 지금까지 쌓아온 관심사와 준비 과정이 지원 전공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3년간 대학 연구실에서 생명과학 연구를 해왔고, 과학클럽 회장을 맡았으며, 생명공학 기업에서 인턴십까지 경험한 학생이 생화학을 지원한다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자연스러운 진로다. 반면 이런 배경이 전혀 없는 학생이 단지 경쟁률이 낮다는 이유로 생소한 전공을 골라 쓴다면 수천, 수만 건의 지원서를 검토하는 입학사정관의 눈에는 오히려 억지로 끼워 맞춘 흔적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활동의 숫자가 아니라, 그 경험들을 관통하는 자기만의 맥락을 보여주는 능력이다. 다만 이 스토리텔링도 억지로 짜 맞춰서는 안 된다. 수많은 지원서를 읽어온 입학사정관은 무리한 연결을 금방 알아챈다. 특히 섬유공학, 민속학, 정보·사이버작전, 정치경제학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 전공일수록 더 철저한 설명이 필요하다. 지원자가 적다고 합격이 쉬울 거라는 생각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입학사정관은 왜 일반적인 전공이 아니라 굳이 그 학과를 선택했는지,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더 엄격하게 따져 묻는다. 정치경제학을 지원하면서 단순히 “경쟁률이 낮아서”라고 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와 경제가 서로 얽히는 구조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경험으로 설명해야 설득력이 생긴다. 가령 지역 소상공인의 몰락을 지켜보며 정책과 시장이 맞물려 돌아가는 방식에 의문을 품게 됐고, 이를 직접 조사해 보고서나 캠페인으로 풀어낸 경험이 있다면 그 자체로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된다.
그렇다고 희귀전공 자체가 나쁜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다. 학생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면 오히려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정치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학생이 인간 행동과 사회적 의사결정에 대한 폭넓은 호기심을 발전시켜 유펜 등 일부 탑대학이 제공하는 정치·철학·경제(PPE) 같은 융합 전공을 선택했다면 이는 깊이 있는 자기 탐구의 증거로 읽힌다. 결국 전공 선택은 입학사정관을 속이기 위한 입시 기술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앞으로 어떤 분야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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