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미시간주 연방상원의원 예비선거는 이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카리스마 넘치는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가 당 주류의 지원을 받은 중도파 헤일리 스티븐스 연방하원의원을 꺾었다. 선거의 열기가 엘사예드 쪽에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그의 지지는 미시간주에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카운티들과 대학도시에 집중돼 있었고, 스티븐스는 많은 농촌 지역과 저소득 지역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바로 이것이 딜레마다. 열정은 진보 진영에 있지만, 민주당이 본선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표는 여전히 중도층이 쥐고 있다.
진보 진영이 내놓는 해법은 민주당이 경제적으로 더 포퓰리즘적인 노선을 취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억만장자들을 공격하고 복지 혜택을 확대함으로써 노동계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정작 실제 노동계층에게는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부르는 정치인을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은 대학 졸업자의 경우 41%였지만,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26%에 불과했다. 고소득 민주당 지지자들도 저소득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민주사회주의자들에게 훨씬 더 호의적이었다. 그 비율은 각각 40%와 24%였다.
민주당은 수년 동안 노동계층의 지지를 되찾는 꿈을 꾸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대대적인 경제정책을 통해 이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시도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와 공장, 청정에너지, 반도체 등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그중 상당 부분은 공화당 지지 지역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그다음 선거였던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과 연소득 5만 달러 미만 유권자들에게서 승리했고, 히스패닉과 흑인 노동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지지세를 확대했다. 지난 30년 동안 민주당은 경제정책에서 계속 왼쪽으로 이동했다. 오바마는 클린턴보다 왼쪽에 있었고, 바이든은 오바마보다 더 왼쪽에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기간 동안 노동계층은 꾸준히 민주당을 떠났다.
여기서 얻어야 할 교훈은 경제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문제는 경제정책에서 지나치게 중도적으로 비친다는 데 있지 않다. 민주당은 의료보험 같은 사안에서 공화당을 일상적으로 앞서고 있으며, 심지어 지금도 생활비 문제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약점은 문화적·사회적 이슈들이다. 범죄, 이민, 국경, 그리고 이른바 ‘워크(woke)’ 의제가 그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보자. 디 아규먼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공화당에 투표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범죄 문제에 대한 신뢰도는 공화당이 민주당을 47% 대 1%로 압도했다.
민주당은 압박을 받을 때 문화적 문제에서 중도 쪽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경제정책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훨씬 더 쉽게 여긴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국경은 통제돼야 하고, 상습 범죄자는 처벌받아야 하며, 능력에 따른 기준은 지켜져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생물학적 성별이 중요하다고 말할 경우 활동가들과 각종 권익단체, 고학력 참모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은 그 대신 더 많은 보조금이나 새로운 복지 혜택을 내놓거나 억만장자들을 더욱 거세게 공격하면서, 많은 유권자들을 소외시키는 문화적 태도는 그대로 둔다.
그러나 여러 증거는 이런 접근법이 거꾸로 됐음을 보여준다. 한 연구는 29개 정책 사안에 걸쳐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분석했는데, 가장 큰 선거상 이득은 사회·문화적 문제에서 중도 쪽으로 이동했을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노동계층 유권자들이 진보 성향의 대학 졸업자들보다 국경을 확실하게 통제하고, 범죄를 줄이며, 경찰력을 증원하는 문제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진보 성향의 대학 졸업자들은 권위주의에 맞서고, 트랜스젠더 권리를 보호하며, 낙태 접근권을 지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문제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뒀다.
이러한 격차가 확대된 것은 노동계층 유권자들이 단순히 갑자기 오른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 아니라, 대졸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멀리, 더 빠르게 왼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학자 니컬러스 제이컵스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에는 민주당 지지자와 노동계층 유권자 모두 이민 확대에 찬성하는 비율이 약 8%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이 되자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이민 확대에 찬성하는 비율은 48%로 높아진 반면, 노동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24%에 그쳤다. 1980년 낙태 문제에서 3%포인트에 불과했던 격차는 2024년에는 3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종교와 가족, 그리고 정부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둘러싸고도 큰 격차가 생겨났다.
트럼프는 이러한 소외감이 갖는 정치적 위력을 이해하고 있다. 그가 선거 유세에서 무엇을 맹렬히 공격하는지 들어보라.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DEI 관료주의, 엘리트 대학, 범죄, 그리고 통제 불능의 국경이다. 그는 이런 이슈들이 유권자들의 본능적인 감정을 건드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해답은 민주당이 트럼프를 흉내 내거나, 소수계 유권자들을 버리거나, 반동적인 정당이 되는 데 있지 않다. ‘전 국민 메디케어’와 부유세가 뉴딜 연합을 복원해 줄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는 데 있다. 그런 시대와 그런 정치적 연합은 이미 사라졌다. 다행스러운 것은 민주당이 이미 강력한 현대적 지지 연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여성, 소수계, 젊은 미국인들, 그리고 대도시권의 많은 노동계층 및 중산층 유권자들이 그들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를 내는 효율적인 진보 정부다.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 좋은 학교, 이용하기 쉬운 의료서비스, 안전한 거리, 통제되는 국경, 합법적인 이민, 그리고 경제성장을 제공하는 정부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민주당이 나머지 노동계층의 지지를 다시 파고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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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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