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외화채 영업서 배제 지침
▶ “비용 부담은 없이 수익만 챙겨”
▶ 인가 IB와 형평성 차원이지만 아시아 주요국제 재사례 전무
▶ 관련법 근거없이 구두로 개입
정부가 역외 투자은행(IB)의 채권 영업에 제동을 건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합당한 조치라는 반응과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제재는 투자업 인가 없이 사업상 이점을 누려온 행위가 기존 사업자와의 형평성에 어긋 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다만 정 부가 개별 기업의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미인가 증권사를 의도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관가와 IB 업계에 따르면 재정 경제부는 국내 기업들이 외화채발행주관사를 선정할때 금융위원회인가가 없는 외국계 증권사는 포함하지 않도록 지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하려면 재경부로부터 수요 예측을 실시할 주간을 따로 지정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권고가 이 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재경부가 사후 적으로 역외 IB를 주관사단에서 배제하도록 유도한 정황은 국책은행·시중은행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도 폭넓게 포착 됐다.
재경부는 앞선 2019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제재했는데 그 배경에는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투자업인가를 받고 국내 사업을 운영 중인 외국계 증권사들은 역외 IB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비용을 내지 않고 영업상 혜택을 고스란히 가져가고 있다고 불만이 많다. 자본시장법상 채권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매매·권유하려면 금융위 인가가 필수적인반면, 외화채 발행·판매는 해외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인가없이도 외화채 주관영업이 가능하다. 이때문에 역외 IB가 국내에 일정 규모이상의 지점을 두지않고 세부담도 지지않으면서 영업상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역외 IB 특성상 공격적인 영업 방식이 발행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입장도 제재논리에 무게를 더했다. 그동안 역외 IB들은 기존 대형 외국계 증권사와의 영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파격적인 금리 조건과 별도의 투자 확약 등을 내걸었다.
한 IB 업계 관 계자는 “지난해 롯데렌탈이 1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때도 한 역외 IB가 터무니없이 낮은 금리를 제시한바 있었다” 면서 “국내에서 사업을 키워가야하는 입장이라 불가피한 영업 방식이지만 결국 투자자 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화채 발행 시장에서 실질적인 이득을 쥐고 있는 쪽은 인가를획득한 대형 외국계 증권사 집단이라는 시선도 한 축을 이룬다. 역외 IB는 많아야 연간 2~3건의 외화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사업 규모가 대체로 열위에 있는 편이다.
이와 달리 국내 법인과지점을 둔 대형 외국계 IB는 거대한 자본과 인력을 앞세워 외화채 발행량 대부분을 독식한상태다. 블룸 버그등 집계에 따르면올해 한국물(국내 기업들이 발행하는 해외 채권) 시장에서 HSBC·씨티·크레디아그리콜·JP모건·스탠다드차타드 등 상위 5개사의 점유율 은 55%에 이른다.
재경부가 관련 법에 근거가 없는 상황 에서 구두로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역외 IB의 외화채 주관이
법적으로는 허용되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외화채세일즈를위한 주관사 선정 권한은 순전히 발행사에 있지만 재경부가 이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법적으로 주어 진 권한을 넘어선 행위로 사실상의 창구 지도가 이뤄지는셈”이라고 지적했다.
재경부가 내세우는 제재 논리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재경 부는3년 전 사상 처음으로 엔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했는데 당시 국내법인이나 지점은 물론 전담 인력조차없었던 SMBC 닛코 증권을 주관 사단에 포함시켰다. 첫 엔화 조달인만큼 현지 투자 수요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계산으로 읽혔지만 3년 만에 뚜렷한 설명 없이 기조가 정반대로 돌아섰다.
글로벌 기준에 비춰봐도 역외 IB의 주관 영업을 당국이 제한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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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권순철·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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