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축(Axis of Authoritarianism)’,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 ‘유라시아 독재 축(Axis of Eurasian Dictatorship)’, ‘새로운 악의 축(New Axis of Evil)’….
다발성위기(Poly-crisis)가 뉴 노멀이 된 2020년대의 국제 안보지형과 맞물려 자주 쓰여 온 말들이다. 거기에 또 다른 이름이 첨가됐다. ‘침략자들의 축(Axis of Aggressors)’이다.
러시아는 이란이 페르시아 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것을 돕고 있다. 중국은 이란에 방공망 판매 준비에 들어갔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을 돕기 위해 3만 병력을 추가 파견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 사건들은 일견 따로따로 별개의 사건으로 보인다. 일괄해서 보면 뭔가 한 큰 윤곽이 드러난다. 미국의 적, 중국·러시아·이란·북한, CRINKs로 통칭 되는 이 세력들이 탄탄한 관계망을 구축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 쿠데타에, 내란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의 불길은 중동지역으로 번져간다. 그리고 남중국해에서, 동중국해에서, 또 서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럴 때 마다 그 배후로 드러나는 것은 이 CRINKs의 일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각각 별개의 도발이란 것이 그동안 서방의 시각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 ‘새로운 악의 축’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이데올로기의 연대가 아닌, 실질적 군사·경제협력체란 게 새로 내려진 진단이다. 이와 함께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신보수주의 싱크 탱크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은 기존의 ‘악의 축’ 개념을 확장해 미국의 패권과 자유 민주주의적 국제질서에 맞선 4개 권위주의 국가들을 ‘침략자들의 축’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1945년 이후 가장 위험한 지전략적(geostragic)환경에 봉착해 있다. 중국·러시아·이란·북한으로 이루어진 ‘침략자들의 축’이 부상하면서다. 이 네 나라들은 경제, 사이버, 테크놀로지, 군사 영역에서 상호협력, 조직적·유기적 커넥션을 형성해 미국의 안보에 치명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동시에 여러 전선에서 동시다발적 대전쟁 발발 확률도 높아가고 있다.”
FDD는 이 같은 지적과 함께 미국은 동시다발적 전쟁 발발 상황에 전혀 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니까 이들 4개국은 단순한 친선관계를 넘어 탄약과 무기 거래, 에너지 공급,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결합돼 있고 유럽(우크라이나), 중동, 동아시아(대만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분산시키고 서방동맹국들의 대응능력을 약화시키는 동시다발적 전선 형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거다.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에 군사적 위협을 가한다. 이란이 중동질서를 재차 흔들고,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높이고 서해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해온다. 이럴 때 미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FDD 뿐만이 아니다. 스펙테이터,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언론들도 보이고 있는 우려로 특히 이란전쟁이 장기화 되고 미국이 탄약부족 사태 등 병참문제에 직면할 때 그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정황과 관련,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축은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관계다.
요약하면 김정은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가장 충실한 공범 역할을 해왔다. 그 대가로 탄도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 받았고 나름 실전경험도 축적했다. 거기에다가 중국도 경제, 군사적으로 지원, 그 결과 북한은 수 십 년래 가장 강력한 전략적 위치에 있고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을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평가다.
다른 말이 아니다. 유럽, 중동, 대만해협의 위기와 한반도 위기가 서로 맞물리면서 동북아의 안보지형은 중차대한 굴곡점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쿠데타를 세 번이나 한 육사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 엄중한 정황에 대한민국 군 통수권자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육·해·공사 통합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육사 없애기, 육군 벌주기라고 밝힌 것이다. 상당수 유능한 지휘관들을 계엄 연루자로 군복을 벗긴 것도 모자라,
자신의 신변과 정권보위를 위한 내란몰이에만 오로지 관심이 있을 뿐 군의 사기, 더 나가 국가안보는 ‘나몰라’란 이야기로 들린다. 그리고 그 대통령에 화답이나 하는 듯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의 불가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은 동맹의 모델’ 맞는 이야기 인가?(South Korea: ‘model ally’?) 동맹인가, 적인가?(Allies or Adversaries?) 이 와중에 미국 언론들이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쿠팡문제 결의안 채택에 이어 연방하원 법사위 공화당 의원들이 한국의 ’입틀막‘ 법 (개정 정보통신망 법-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 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미국 기업을 겨냥한 검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한-미관계가 마찰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한미 동맹전선에, 그것도 격변의 시기를 앞두고 심각한 균열이 일고 있는 그런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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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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