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이란 정권교체 계획 핵심 인물…헝가리 등서 모사드와 비밀리 접촉”
▶ 아마디네자드, 전쟁후 이스라엘 작전에 회의감…협조 거부하며 계획 틀어져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이란의 신정체제 전복을 위해 수년 전부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을 비밀리에 포섭해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이 신문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초기 목표가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다시 권좌에 세우는 것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아마디네자드가 이란 최고지도부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여전히 정치적 야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그를 비밀 접촉 대상으로 삼았다.
아마디네자드는 2005∼2013년 8년간 이란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서방에는 강력한 반미·반이스라엘 견해를 견지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다.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라고 한 그의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그는 2017년, 2021년, 2024년 세 차례 더 대선에 출마했으나 후보 자격 심사권을 가진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로부터 출마 자격을 얻는 데 매번 실패했다.
재임 당시 대중영합적 정책으로 이란 국민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성직자들의 위계질서에 공공연히 반기를 든 게 최고 지도층과 균열이 생기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대통령 재임 당시 반서방 강경 노선으로 유명했지만, 퇴임 후에는 개혁 성향 이미지를 강조하고 영어를 배우기도 하는 등 온건 노선 이미지를 구축해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언제 아마디네자드 포섭 작전을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복수의 이란 관료들은 적어도 지난 2023년 아마디네자드가 과테말라 정부 초청으로 환경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이 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이스라엘 측과 일정 수준의 접촉을 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과테말라는 중남미 국가 중 이스라엘과 외교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로 꼽히는 곳으로, 아마디네자드는 2023년 출국 당시 이란 당국으로부터 항공권 발급이 보류돼 공항에 발이 묶이는 일을 겪기도 했다.
2024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루도비카대에서 개최된 기후변화 관련 콘퍼런스도 사실상 이스라엘 정보당국과 아마디네자드의 비밀 접촉을 위한 위장 행사인 것으로 판명됐다.
루도비카대 콘퍼런스를 앞두고 헝가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학 총장에게 아마디네자드를 초청하라고 요청했고, 콘퍼런스 기간 당시 이스라엘 정보당국 모사드의 수장이었던 데이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비밀리에 아마디네자드와 만났다고 NYT는 설명했다.
당시 헝가리 총리는 유럽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꼽히는 오르반 빅토르였으며,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디네자드는 2025년에도 다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했고, 이때도 경호원을 따돌리고 장시간 자취를 감추는 등 누군가와 비밀 접촉을 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이란 당국은 파악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이스라엘은 아마디네자드를 차기 이란 지도자로 세우려는 정권 교체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4명의 이란 고위 관료 설명에 따르면 공습 첫날 이스라엘은 아마디네자드 자택 인근 경호동과 경호 차량을 정밀 폭격했고, 공습으로 혼란해진 상황에서 검은색 푸조 차량이 나타나 아마디네자드를 태워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해당 작전에 관해 잘 아는 미국과 이란 관료들은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이 당시 푸조 차량을 운전했으며, 아마디네자드를 비밀 안전가옥으로 이동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는 이스라엘의 작전 방식에 불만을 표했고, 자신을 권좌에 올리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아마디네자드는 결국 안전가옥을 떠났고 이후 그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 6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 행사장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게 언론에 포착됐다.
아마디네자드는 현재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조직의 통제 아래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란 정부 당국은 미국과의 전쟁 개시 이후 아마디네자드와 이스라엘 간의 연계 의혹에 대해 조사를 해왔다고 이들은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아마디네자드 포섭을 통한 이란 정권 교체 계획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NYT는 "아마디네자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거나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이스라엘이 그를 중심으로 정권교체 계획을 구상했다는 사실은 이례적인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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