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세 현역 의원 그레이엄 돌연사…평균 66세 연방상원 고령화 리스크
▶ 전체 의원 1/3이 70대 이상
▶ 책임 막중 자리 ‘건강’ 변수
▶ “대중 현실 외면 권력욕” 비판
▶ “75세 되면 은퇴해야” 주장도
71세 현역 연방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의 돌연사로 연방 상원이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노인 요양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곳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의원 평균 연령이 약 66세인 연방 상원에는 나이가 그레이엄의 연령 이상인 의원이 전체 100명 가운데 3분의 1을 넘는다. 80대 의원도 7명이나 된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야당에서 가장 진보적인 계파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를 이끌고 있는 85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의원과 현 집권 공화당의 최장기 상원 일인자였던 84세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의원 등이 이 노장 그룹에 포함된다.
매코널 의원은 지난달 중순 입원해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과 하원의장에 이어 승계 서열 3위인 상원 임시 의장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은 나이가 92세에 이른다.
정치인 고령화는 줄곧 논란거리였다. 일단 책임이 막중한 자리를 공석으로 만들 위험성이 크다. 공화당 스트롬 서먼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대표하는 현직 상원의원으로 100세 생일을 맞았다가 이듬해인 2003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별세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메운 인물이 그레이엄이었다.
민주당 소속인 로버트 버드는 51년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상원의원으로 재임하다 93세를 일기로 2010년 숨졌다. 차세대 민주당원을 지원하는 정치행동위원회(PAC·정치자금 모금단체) ‘머저리티 데모크래츠(민주당 다수파)‘의 사무총장인 로한 파텔은 “너무 많은 선출 정치인이 새 인물에게 국민 문제의 해결을 맡기기보다 자기 책상에서 죽기를 선택하는 ‘장로 정치’ 현실 속에서 현역 정치인 사망이 이어지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NYT에 말했다. 고령 의원들은 권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데다 나이에 따른 경험은 이들에게 부담보다 자산으로 인식되기 일쑤라고 NYT는 꼬집었다.
일반 대중 현실과의 괴리도 문제로 지목된다. 파텔은 “50년간 아이 돌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40년간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30년간 집을 사 보지 않았다면 오늘날 미국인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대가는 우리 모두가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내고 2028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람 이매뉴얼은 의원들이 75세가 되면 워싱턴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지난해 83세로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인지력 논란에 시달리다 재선 출마의 뜻을 접었고, 취임 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0세 생일을 맞았다.
그레이엄의 별세는 우크라이나에도 타격을 입혔다. 그는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10차례나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전날 사망하기 직전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가 워싱턴 정가에서 최대 우군을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실은 이날 그레이엄의 사망 원인이 대동맥 내벽이 찢어지며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스며드는 대동맥 박리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워싱턴 검시관실은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이 대동맥 박리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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