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시점에도 캘리포니아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스티브 힐턴은 주지사 선거에서 막대한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여러 민주당 후보들을 제치고 민주당의 하비어 베세라와 맞붙는 11월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압도적으로 민주당 성향인 도시 LA에서는 공화당원이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리얼리티 TV 스타 스펜서 프랫이 시장 선거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을 보이다가 결국 3위로 마감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불만은 실제로 존재하며, 그 불만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캘리포니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 가운데 하나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웃, 세계적 수준의 대학들, 뛰어난 농업, 항만, 인재,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캘리포니아는 부유한 사회가 점점 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정작 평범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점점 덜 생산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오늘날 캘리포니아의 역설은 성공적인 경제가 실패한 통치 모델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재정 기록을 살펴보자. 2000년 이후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약 15% 증가했다. 그러나 주정부의 일반 지출은 780억 달러에서 약 2,480억 달러로 200% 이상 늘어났다. 주민 1인당 일반 지출은 약 2,300달러에서 약 6,300달러로 상승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주정부 공무원 수는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5년 동안 캘리포니아 정부의 성과와 혜택이 정말로 200%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택 문제는 가장 핵심적인 실패 사례다. 캘리포니아는 오랫동안 연민과 포용의 언어를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배제의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월스트릿저널 칼럼니스트 앨리시아 핀리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인구 약 1,300만 명의 LA 광역권에서 신규 주택 건설 허가가 단지 11만8,000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구가 절반 정도인 애틀랜타는 같은 기간 16만3,000건의 건축 허가를 발급했다.
캘리포니아는 주택 건설을 지나치게 어렵고 느리며 비싸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주택 가격은 치솟고, 임대료는 상승하며, 노동자들의 출퇴근 거리는 더 길어진다. 노숙자는 늘어나고 젊은 세대는 떠난다. 실제로 사람들은 떠나고 있다. 일자리·경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캘리포니아는 국내 인구 이동 기준 순유출 190만 명을 기록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들은 미래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왔다. 그러나 이제 많은 중산층은 그 미래를 감당할 수 없어서 떠나고 있다.
교육 분야를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 학교들은 한 가지 그럴듯한 변명을 갖고 있었다. 바로 예산 부족이었다. 그러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 지출은 2010년대 초반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3년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성과는 여전히 미국 각 주 가운데 하위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노숙자 문제는 더욱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5년 동안 노숙자 문제 해결에 240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2024년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수는 사상 최고치인 약 20만 명에 달했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노숙자 수가 약 3% 감소하기는 했지만,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구조를 갖춘 주정부의 노숙자 지원 시스템은 아직까지 노숙 문제를 의미 있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화려한 번영은 상당 부분 첨단기술 산업과 같은 몇몇 산업이 만들어낸 결과지만 그 이면의 취약성을 가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다. 일자리·경제센터에 따르면 2025년 캘리포니아는 사실상 순증 기준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부 부문과 정부 지원 의료 부문을 제외한 민간 산업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했다. 캘리포니아는 공공지출을 통해 민간 부문의 침체를 덮어두고 있는 셈이다.
이 현실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LA다. 이 도시를 상징하는 산업인 할리웃은 현재 서서히 붕괴하고 있다. 그 여파는 유명 배우나 인플루언서들이 아니라 목수, 의상 제작자, 음향 엔지니어, 카메라 기사, 편집자, 운전기사, 케이터링 업체, 세탁업체, 소품 제작업체, 그리고 한때 세계 최고의 산업 클러스터를 구성했던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직접 미치고 있다.
수치는 충격적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LA의 촬영 일수는 2022년 3만6,792일에서 2025년 1만9,694일로 급감했다. LA 카운티의 영화산업 종사자는 2022년 말 약 14만2,000명에서 불과 2년 뒤 약 1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영화·TV·음향 산업 일자리가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거의 30% 줄어들었다고 추산했다.
할리웃은 여전히 상징이고 브랜드이며 신화다. 그리고 거의 한 세기 동안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온 대형 스튜디오들도 여전히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세금과 비용, 각종 규제 때문에 실제 제작 활동은 조지아주, 뉴저지주, 토론토, 런던, 바르샤바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소니 엔터테인먼트를 이끌었던 마이클 린턴은 필자에게 대형 스튜디오 부지가 이제 유령 도시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수십 에이커에 달하는 촬영 스튜디오와 녹음 시설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LA가 “햇볕이 잘 드는 디트로이트가 되어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음의 단순한 사실을 생각해 보자.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10편의 영화 가운데 어느 한 편도 주로 할리웃에서 제작되지 않았다. LA는 여전히 오스카 시상식을 개최한다. 그러나 점점 더 이곳은 그 무대에서 상을 받는 영화를 실제로 만들지는 않는 도시가 되고 있다.
수년 동안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사실상 경쟁 없는 정치 환경 속에서 주를 통치해 왔다. 최근 예비선거 결과는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이 점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이 공화당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매우 합리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돈과 인재, 그리고 잠재력을 가진 주가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이토록 어렵게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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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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