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엇갈린 평가
▶ 레버리지 걷어내 비상장 투자 무게
▶ 7월 67% 폭락에도 누적수익률 80%
▶ “기술 보는 눈 여전… 저가매수 기회”
레오폴트 아셴브레너(25)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를 보는 시선이 청산 수습 1주일 만에 달라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투자 원금까지 깎아먹은 그의 전략이 실패작이라고 혹평했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영웅’이라는 칭호가 나왔다. 아셴브레너가 레버리지(차입 극대화) 전략을 철회하고 상장사 대신 비상장 성장주에 투자를 이어가자 기술을 알아보는 그의 능력은 여전하다며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셴브레너의 헤지펀드 운용사인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 펀드에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자들의 자금 출자 문의가 몰렸다. 벤처투자가 엘라드 길은 이 펀드에 처음으로 투자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로건 바틀렛 레드포인트벤처스 매니징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영웅의 원형이라는 것이 있다”며 “아셴브레너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투자자 대부분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부유층과 패밀리오피스다. 팻 그레이디 세쿼이아캐피털 파트너는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오랫동안 실리콘밸리에서 중요한 인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추에이셔널 측은 “지금은 신규 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특히 차입 전략의 기반이던 월가의 은행 프라임브로커리지를 통한 자금 확보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추에이셔널의 비상장 투자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시추에이셔널이 소스파운드리에 최근 4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투자한 금액을 합하면 총 5억달러 규모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시추에이셔널이 한 비상장 기업에 5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신생 운용사의 투자 행보를 단계별로 보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시추에이셔널이 투자한 소스파운드리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대체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다만 어떤 기술을 보유했고 ASML의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5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진행된 투자 유치를 포함해 지금까지 최소 수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시추에이셔널은 오픈AI 연구원 출신 아셴브레너가 2024년 발표한 동명의 에세이에서 이름을 따온 펀드다. 아셴브레너는 AI 연구소들이 2027년까지 초지능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그는 ‘AI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며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셴브레너는 전문 투자 경력이 전혀 없었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AI 투자는 효과를 거둬 운용 자산은 2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커졌고 AI 투자 붐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아셴브레너는 상승과 하락을 예견해 양극단에 나눠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썼는데 이 베팅이 동시에 반대로 움직이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그는 블룸에너지·샌디스크·코어위브 등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자산을 갖고 있는 종목은 상승을 전망했다. 반면 엔비디아·오라클·브로드컴·AMD 등 대형 반도체·클라우드 종목은 이미 올랐다고 판단해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선택했다. 그의 펀드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에도 대규모로 투자했다 손실을 보기도 했다.
손실이 커지면서 강제 자산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자 아셴브레너는 회사가 보유한 100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제안했고 밤샘 협상 끝에 뉴욕 증시 개장 직전 시타델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추에이셔널은 시타델에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넘기되 비상장 주식 자산은 유지하기로 했다. 비상장 주식 보유분에는 50억달러 규모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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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시진·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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