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 열린 제 37회 SF 매스터 코랄 정기 연주회에 많은 한인들이 모여 장관을 이루었다. 숫자가 곧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2천여 관객 동원은 (합창단) 사상 유례없는 것이었고 이는 공연의 질을 떠나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하는 광경이기도 하였다. 지난 해 36회 정기 공연을 끝낸 SF 매스터 코랄은 연초에 기자회견을 열고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의 제 37회 정기 공연을 연다는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당시 기자 회견장에 모인 본보 및 베이지역 언론사 기자들은 2천 9백석 규모의 대규모 공연장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에 대해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성공 여부에 의구심을 표했다. 매스터 코랄의 정기 공연은 대략 1천여명의 관객만 모여도 성공적인 공연으로 자평하던 때였다. 대관료를 비롯 팬데믹 이후 2배가량 뛰어버린 연주회 비용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SF 매스터 코랄은 23년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미주 이민 1백주기 기념 정기 공연을 펼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심포니 홀에서 공연한다는 사실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었고 관객 동원이나 공연의 질 등은 둘째 문제였다. 이번 공연은 매스터 코랄의 성장한 모습을 교민사회에 심판받는 성격이 컸고 이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오롯이 매스터 코랄 자신들이 짊어지어야 할 모험이 따르는 것이기도 하였다. 왜 하필 비싼 공연장까지 빌려가면서 대규모 공연을 추진해야했을까? 순수하게 음악만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최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이번 심포니 홀 공연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정치적(?) 쇼업으로도 비쳐질 수도 있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틀린 생각은 아니라 하더라도 들어주는 사람 없는 합창단이 결국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심포니 홀 공연은 이벤트성 공연이면서 동시에 합창단의 발전을 도모한 승부수이기도 했다.
과연 이러한 공연이 앞으로 다시 한번 가능할까? 주최측 스스로도 놀랄만큼 열렬했던 청중들의 호응은 교민사회의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으며 매스터 코랄 스스로도 지난 6개월간 혼심을 다해 연습한 노래들이 절로 흘러나올만큼 자긍심을 북돋는, 성황의 연출이기도 했다. 다만 유감이 있다면 이날 주최측의 자리 배치가 조금 엉뚱했다. 심포니 홀의 맨 앞자리는 결코 좋은 자리가 아니다. 심포니 홀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오케스트라석 중간 가운데 부근이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명당자리이다. 그럼에도 주최측은 ABC 순서를 고집, 맨 앞자리에 VIP석을 만들어 VIP들도 불편했고 일부 뒷자리에 초대받은 인사들에게도 소외감을 불러일으킬 여지를 제공했다. (심포니 홀의 특성상) VIP석을 뒤섞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거나 주최측 VIP들 몇명은 오히려 뒷자리에 배치했다면 박수받을 일이었다.
한민족은 예로부터 풍류를 아는 민족이었다. 우리 (베이지역) 이민사회 역시 보릿고개를 넘기자 마자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KAMSA 교향악단, SF 매스터 코랄 창단같은 교육열과 노래하는 삶에 대한 갈망이었다. 지난 16일의 SF 매스터 코랄의 37회 정기 연주회는 2천여 의자에 앉은 사람들 각자 객석에서 바라보는 견해, 평가가 다르겠지만 가곡 ‘그리운 금강산’ 등을 들으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 불협화음 속에서도 조화를 찾아낼 줄 아는 민족이라는, 한민족만의 기개… 멋… 또 그 바탕으로 오늘날 숱한 고난을 뚫고 민족이 번영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 그 자각과 감격을 단순히 필자 한 사람만이 느낀 감회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합창단 공연을 위해 수고한 관계자… 그리고 교민사회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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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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