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의 두 버팀목 크게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왜 전쟁에 대대적 여성 동원?’, ‘불안감 짙게 드리어지는 러시아’, ‘대세, 마침내 뒤집어 지다’….
주요언론들의 러시아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지독한 악운(惡運)에 시달리고 있다고 할까. 그게 푸틴이 맞이한 2026년 6월로 급기야 이런 헤드라인도 등장했다. ‘푸틴 통치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하다’-. ‘
마치 ‘타이타닉’호 같이 푸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란 암초에 부딪혀 침수되고 있다는 거다.
그 징후는 러시아의 반체제가 아닌, 친 크렘린성향의 군사 블로거(Z-채널)들의 푸념 섞인 보도에서도 읽혀진다.
이 Z-채널들에 따르면 러시아 신병의 기대 수명치는 10일에서 3주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이는 신병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훈련소에 입소한 시점부터 전장에서 전사하기까지 걸리는 총기간으로 실제 최전선 돌격 작전(Human Wave Assaults)에 투입되었을 때, 전장에서 살아남는 시간은 평균 20분에서 35분에 불과하다는 거다.
싸구려 소모품으로 전락한 러시아 병사들. 이는 각종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후 러시아군의 사상자수는 140만을 웃도는 가운데 전사자수는 45만여 명에 이른다는 것이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보고다. (영국 정보부는 50만으로 추산)
러시아군 사상자 수는 2026년 현재 월 3만여 명 선으로 월 2만7000에 불과한 동원 신병 수를 상회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3:1 정도였던 러시아군 대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비율이 8:1로 치솟으면서 머지않아 러시아군 사상자 수는 200만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암울하기만 한 전선의 소식, 그러나 푸틴에게 더 불길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은 변하고 있는 러시아의 국내 분위기다.
지난 수년간 크렘린은 일방적 전황보도와 대대적 선전선동을 통해 전선의 상항을 호도해왔다. 그리고 극동지역 등 러시아의 심장부와 먼 외곽에서만 주로 병력을 동원, 주류인 유럽 러시아 주민들에게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려왔다.
FP-1, FP-2, 호넷 등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상황은 일변(一變)했다. 러시아의 심장부 모스크바로 드론이 떼거리로 날아든다. 페테르부르크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파상적인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의 러시아내 최대 정유소가 화염에 휩싸여 내년까지 정유시설은 올 스톱됐다.
드론은 군사시설만 때리는 것이 아니다. 석유수출 항에서 주요 정유소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에도 날아들고 있다. 이 같은 공세로 러시아 83개 지역 중 56개 지역에서 연료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다.
드론 공격은 전략적으로, 심리적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전 러시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4년 반 너머 전쟁이 이어지면서 경제는 찌들대로 찌들었다. 그 러시아 경제가 드론 공격에 따라 더욱 악화되면서 그 고통을 러시아 국민들은 하루하루 체감하고 있다.
크림반도의 상황은 특히 참담하다. 파상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와의 수송로가 두절되고 연료를 비롯해 모든 생필품은 바닥이 나고 전력공급도 끊기는 등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전쟁 피로증세다. 비례해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푸틴의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면서 절망감이 각계각층에 깊이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 가디언지의 보도다.
‘우리는 1917년과 흡사한 상황(볼세비키 혁명으로 러시아제국이 붕괴된 상황과 비교)을 맞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한 블로거의 질문이 그 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불만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시회의 최상충부를 구성하고 있는 올리가키(Oligarchy)의 세계도 술렁이고 있다. 부족 되는 전비를 충당하기위해 푸틴으로부터 수십, 수백억 달러의 자진기증을 강요받고 있어서다.
이런 정황에서 푸틴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한 때 푸틴은 러시아제국 초대 황제 피터 대제와 비교됐었다. 그랬던 그가 러시아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특히 1차 대전 중 대중 앞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와 비교되고 있는 것.
일부 측근에만 둘러싸여 고립돼 현실감각을 상실한 것 같다. 그런 푸틴이 벙커에 주로 웅크린 채 공중 앞에 드러내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이 가기 시작한 푸틴체제. 그 체제에 균열이 일면서 머지않아 붕괴되고 말 것인가.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의 감이 있다는 것이 포린 폴리시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경고를 던지고 있다.
‘전선에서나, 경제적으로나, 또 푸틴 개인적으로나 상황이 더 악화된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푸틴은 물귀신 증후군(drowning man syndrome)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다른 말이 아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닥치는 대로 주변을 움켜쥐고 요동을 치듯이 푸틴은 러시아의 안과 밖을 향해 발악하듯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6년 여름. 어딘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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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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