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동하지 않는 계획
▶ 상속 계획에서 흔히 발생하는 네 가지 조용한 실패
지난달 70대 초반의 한 부부가 몇 년째 열어보지 않았다는 마닐라 봉투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봉투 안에는 2011년에 정식으로 서명하고 증인 입회까지 마친 유언장이 들어 있었다. “이건 오래전에 다 해 뒀습니다.” 남편은 중요한 할 일을 끝냈다는 듯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세 가지를 물었다. 집은 누구 명의인지, IRA 수익자는 누구인지, 그리고 내일 두 분 중 한 분이 병원에 입원해 서류에 서명할 수 없게 된다면 누가 법적•재정적 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지 말이다.
집은 친구의 조언을 받아 유언 검인을 피하려고 장남과 공동명의로 바꿔 둔 상태였다. IRA 수익자 지정은 계좌를 처음 열었을 때부터 한 번도 검토하지 않았고 위임장은 아예 없었다. 그분의 유언장은 유효한 문서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들이 가진 재산의 상당 부분에 원하는 대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문서가 되어 있었다.
상속 계획이 실패하는 많은 경우는 상속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다. 서류에 서명한 뒤, 계획이 현실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후속 절차를 끝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째, 많은 사람이 사망 후를 위한 유언장만 생각하고 ‘살아 있을 때’를 위한 서류를 빠뜨린다. ‘포괄적 위임장’은 본인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 때, 선택한 사람이 재정적•법률적 일을 대신하도록 해준다. ‘의료 대리인 지정’과 ‘사전의료의향서’는 의료 결정과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뜻을 남기는 문서다.
이런 서류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뇌졸중이나 치매 진단 뒤 가족이 법원에 권한을 신청해야 할 수도 있다. 미리 준비한 서류로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절차다. 주마다 요건이 다르므로, 오래전 다른 주에서 만든 문서도 현재 거주지 법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누가 상속받는지는 유언장보다 명의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집의 공동명의자로 넣으면 재산은 유언장이나 신탁과 별개로 그 명의에 따라 이전될 수 있다. 다른 자녀에게 똑같이 나누겠다는 유언장 조항도 기대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가족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명의 변경은 나중에 더 큰 오해와 갈등을 만들 수 있다. 배우자가 아닌 사람을 명의에 넣으면 증여세 문제나 그 자녀의 채권자 문제, 소송, 이혼 과정에서 재산이 노출될 가능성도 생긴다. 공동명의가 늘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셋째, IRA, 생명보험, 연금은 수익자 지정서가 유언장보다 우선한다. 전 배우자가 그대로 남아 있거나, 예비 수익자가 비어 있거나, 상속재산 자체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사망, 이혼, 결혼, 출산처럼 가족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주 수익자와 예비 수익자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넷째, 유언집행자나 신탁관리자를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정하면 안 된다. 이들은 재산 관리, 세금 신고, 채무 정리, 투자와 분배 등 주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가족은 비용이 적고 사정을 잘 알지만 시간과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 전문 기관은 비용이 들지만 중립성과 지속성을 줄 수 있다. 내 가족과 재산 규모에 맞는 사람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 부부에게 필요한 일은 복잡하지 않았다. 집의 명의를 검토하고, 수익자 지정을 업데이트하고, 의사결정 능력 상실에 대비한 서류를 추가하는 일이었다.
계획은 서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신탁은 자산을 실제로 신탁 명의로 옮겨야 한다. 90%만 끝낸 계획은 위기 때 가족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미 유언장이나 신탁이 있다면, 지금 자산 명의와 수익자 지정, 위임장까지 서로 맞물려 있는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 상속과 세금 관련 법은 주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실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법률 및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CRN202908-1186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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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Certified Financial 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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