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英 연구팀 “별이 죽으면서 방출한 물질로 형성된 2세대 행성 가능성”
별이 죽은 뒤 남은 백색왜성 주변에서 그 별이 죽는 과정에서 방출한 물질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2세대 행성 후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영국 워릭대와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등 국제 연구팀은 6일(한국시간 기준)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허블우주망원경(HST) 관측자료를 분석, 지구에서 약 27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HS 0209+0832) 주변에서 별의 잔해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세대 행성 후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큰 별이 생을 마치며 폭발한 뒤 남은 아주 작고 밀도 높은 별의 잔해인 펄서(pulsar) 주위에서도 '다시 태어난' 행성 존재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훨씬 더 흔한 별의 잔해인 백색왜성 주위에서 2세대 행성 후보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백색왜성은 별이 핵융합 연료를 소진하고 바깥층을 방출한 뒤 남는 뜨겁고 밀도 높은 중심핵이다. 일부 백색왜성에서는 주변 천체의 물질이 유입되면서 대기에 금속 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천문학자들은 백색왜성의 대기를 관측하면 주변의 행성에서 온 이런 물질의 화학적 신호를 검출, 행성에 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이 신호에는 규소와 철 같은 암석을 구성하는 원소가 풍부한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 허블우주망원경(HST)과 통과 외계행성 관측 위성 '테스'(TESS)가 지구에서 약 270광년 떨어져 있는 백색왜성 HS 0209+0832를 관측한 자료를 재분석했다.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HS 0209+0832의 대기에서 아연(Zn)·구리(Cu)·니오븀(Nb) 등 원소가 확인됐다.
이런 대기 원소 구성은 태양계 천체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특히 니오븀은 태양의 원소 조성과 비교해 1천 배 이상 풍부한 반면, 규소와 철은 매우 부족했다. 니오븀은 연구팀이 조사한 다른 백색왜성 33개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니오븀 등 HS 0209+0832 대기의 이런 특이한 원소 구성이 가까이 있는 2세대 거대 행성 후보에서 흘러나온 물질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행성은 별과 거의 함께 탄생하며 이를 1세대 행성이라고 한다. 2세대 행성은 별이 진화해 죽는 과정에서 방출된 물질이 백색왜성 주위에 다시 형성한 원반(disk)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행성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이런 2세대 행성이라면 별의 생애 후반에 방출된 금속 등 물질의 화학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매디슨 위스콘신대 니컬러스 스톤 박사는 "니오븀 등 원소들의 분포 양상은 죽어가는 별이 부풀어 오른 적색거성(red giant) 단계 때 내부에서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는 핵반응(s-과정)의 명백한 증거"라며 "이것은 일반적인 1세대 행성이라는 나타나기 어려운 화학적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NASA 통과 외계행성 관측 위성 '테스'(TESS) 관측 자료 분석에서는 HS 0209+0832의 밝기가 4.4일을 주기로 아주 조금씩 반복해 변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백색왜성에서 약 600만㎞(0.04AU) 떨어진 젊은 가스 거대 행성이 강한 복사를 받으면서 나타내는 밝기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연구진은 행성의 크기를 목성과 비슷한 것으로 가정하고 질량을 목성의 1~13배로 놓아 광증발량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이 백색왜성은 유효온도가 약 3만5천800K인 젊은 천체로, 내뿜는 고에너지 복사가 행성 대기를 우주로 날려 보내는 광증발을 일으키고, 빠져나온 행성 물질 일부가 백색왜성으로 떨어져 금속 원소를 축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 연구가 HS 0209+0832 주위의 행성을 2세대 행성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별이 죽은 뒤에도 주변에서 행성이 새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백색왜성의 화학적 흔적과 광도 변화 관측으로 뒷받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보리스 겐지케 워릭대 교수는 "HS 0209+0832 주위의 행성 후보가 놀라운 점은 이 행성이 다른 곳에서 온 행성도 아니고, 원래 행성계에서 살아남은 행성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오래된 행성계가 새로운 행성을 탄생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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