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클립아트코리아]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한 시설에서 구더기와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발견됐다는 노동자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심지어 오염된 식기를 버리지 말고 씻어 다시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 ‘구더기 나온 식기 버리자’ 안전 문제 신고…“씻어 써라”
지난 10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LAX 인근 잉글우드에 위치한 기내식 업체 플라잉 푸드 그룹(Flying Food Group) 소속 노동자들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산업안전보건국(Cal/OSHA)에 작업장 위생·안전 문제를 신고했다.
노동자들을 대리한 호텔·서비스업 노동조합 ‘UNITE HERE Local 11’은 시설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 직원 증언 등을 당국에 제출하고 현장 조사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한 직원은 시설 안에서 장기간 열리지 않은 채 방치돼 있던 항공기용 식기 카트를 열라는 지시를 받았다. 카트 안에서는 썩은 음식물과 함께 곰팡이, 구더기, 파리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수전 미나토 UNITE HERE Local 11 공동대표는 해당 직원이 “이건 너무 역겨워서 세척할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상급자로부터 세척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당시 직원에게 마스크나 호흡보호구 등 별도의 보호장비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직원은 작업 도중 코 주변에 이상 반응을 느끼는 등 몸이 좋지 않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 내 다른 공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노동자들은 식품 조리구역과 기내식 카트 주변에서 바퀴벌레로 추정되는 해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화장실과 손 씻는 곳에 비누나 종이타월이 제대로 비치되지 않아 다른 장소를 찾아다닌 뒤 다시 식품 조리 업무로 복귀해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플라잉 푸드 그룹은 CNN에 “시설 환경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인지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내용을 검토하는 동시에 관계 당국의 조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잉 푸드 그룹은 미국 전역에서 19개 기내식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75개 이상의 항공사에 연간 약 1억2000만끼의 음식을 공급하는 업체다.
◆ 델타 기내식엔 곰팡이…에어인디아 오믈렛엔 ‘바퀴벌레’
항공기 기내식 위생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디트로이트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델타항공 136편에서는 일부 기내식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항공기가 뉴욕 JFK공항으로 회항했다. 일부 승객이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했고 최소 12명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았다. 델타항공은 이후 해당 기내식의 오염 경위를 조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도 델리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오믈렛을 먹던 중 바퀴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승객은 두 살배기 아이와 함께 음식을 상당 부분 먹은 상태였으며 이후 식중독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어인디아 역시 기내식 공급업체를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기내식은 한 시설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여러 항공편에 공급되는 만큼 조리부터 보관·운송·탑재까지 전 과정의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항공기가 이륙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원인 확인이나 의료 대응이 어렵다는 특수성도 있다.
노스이스턴대 식품정책 전문가 대런 데트와일러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항공기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식중독이 발생하면 대응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항공사와 기내식 업체의 식품 안전을 관리하고 있지만 일반 식당과 비교하면 검사 빈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플라잉 푸드 그룹 시설에서 제기된 구더기·곰팡이·해충 등의 주장은 현재 노동자와 노조 측의 신고 내용으로, 실제 위생 상태와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Cal/OSHA 등의 조사가 진행돼야 최종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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