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으로 여교사가 자살한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민원과 교사의 고충이 한국사회의 떠들썩한 담론이 되었다. 유투브, 뉴스, 시사프로그램, 사적 대화에서도 교사들을 향한 불쌍한 마음을 서로 얘기하고 있다. 허위, 공갈로 협박하고 한 인간의 삶을 무너뜨린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나는 한국사회 전체가 교사편을 드는 집단광기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교사의 권위가 추락했고, 그간 누려왔던 권위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억울한 마음이 드는건 이해가 되지만, 교사가 악성민원에 시달리는것이, 사회적 반향이 이다지도 클만큼의 사건인가, 회의적이다.
필자는 미국대학에서 교수생활을 23년째 하는 사람으로써, 거짓 비방에 너무 익숙해버렸다. 자기가 받은 성적이 마음에 안들면, 대학의 딘이나 심지어 총장실에까지 전화해서, 저교수는 오피스아우어를 지키지 않았다.
교수자격이 없다 등등 고발하고, 어떤 학생은 면전에 대고 “너가 짤릴때까지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 는 등, 모욕적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어떤 악질은 온갖 거짓비방중에서도 먹힐 담론을 교묘하게 찾아낸다. 가령 성희롱을 가볍게 넘기지 않을것을 안 그들은, 그것으로 거짓 유언비언을 퍼뜨리기도 한다.
특히 젊은 아시안 여자교수는 이런것들의 타겟이 되어있었다. 그중 몇명 아시안교수는 교수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필자의 가까운 동료 한명은(인도여자였음) 이 문제로 정신과 상담 및 심리치료까지 받기도 했다. 더욱 기가막힌건, 대학입장도 학생편이기 때문에 진위의 여부를 따지려고 하지도 않고,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미국에서 아시안여교수가 당한 경험은 수많은 논문과 기고형태로 출판되어 있고, 이제는 교수들끼리른 다 알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현실이 되었다. 숫적으로 열세이기도 하지만, 소비자 위주의 대학에서 인종차별 담론은 씨도 안먹힐 듯하다.
이런면에서 한국의 교사는 참으로 복 받은것 같다. 그들은 자기의 억울함을 대중을 상대로 담론화시키는 일에 성공했다. 물론 한 교사의 희생으로 가능했던 일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담론의 파장으로, 미국에 있는 필자도, 한국 돌아가는 뉴스를 보다가 한국교사들의 고충을 듣게되었고,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게 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좀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세상 직장중에 억울한 일을 참아야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대학교수만해도 한학기수업을 가르치는 동안 멸시와 비난이 쏟아진다.
우연히 네일가게에서 한국주인이 종업원한테 (손님인 내가 한국인인줄 모르고) 온갖 욕을 퍼붓는걸 엿들은 적이 있다. 그런 욕을 듣고도, 참으면서 손님들의 발톱을 열심히 다듬고 있는 종업원을 보았다. 멸시와 모욕을 직장인중에서 피할수 있는 직업이 몇이나 될까.
멸시와 비난을 참으며 일하는 수많은 직장인들, 그들이 다 자기가 억울하다고 매체에 호소해야 하는 걸까? 교사들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것은, 그들의 뼈아픈 고충이고 그 직장내 조직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건 틀림없다. 그렇지만 우리사회 전체가 분노해야 되는건지는 의문이다. 교사는 가진자 집단이다.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직장이고, 여배우자감으로 일등이 교사라고들 한다. 그들은 사회적 지위뿐아니라 자기의 억울함을 담론화할만큼의 정치력도 있다.
우리가 진정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은, 이 사회에서 진정 목소리를 낼수조차 없는 낮은자이지 않을까. 권력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 목소리마저 잃어버린, 그런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야하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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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교육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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