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서 한국계 홍 꺾고 주류 지원받은 크롤리 승리
▶ 대도시 넘어 경합주 진출 시험대서 고배…미네소타선 진보 후보 승리
욕과 미시간 등지에서 잇단 예비선거 승리로 기세를 올려온 미국 민주당 내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좌향좌' 바람이 대표적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제동이 걸렸다.
민주사회주의자로서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한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37) 주 하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당 주류의 지지를 받은 중도 성향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에게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면서다.
홍 후보는 경선 막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유력주자로 거론됐지만, 크롤리 후보는 토니 에버스 현 주지사를 비롯한 당 주류의 지원에 힘입어 뒤집기에 성공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예비경선이 민주사회주의 돌풍의 확장성을 가늠할 시험대였다면서, 선거 결과 당 주류와 중도파가 반격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위스콘신에서의 충격적인 패배로 좌파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결과가 "민주사회주의 열풍이 도심을 넘어 확산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주류들은 경합주에서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겨지는 후보를 내게 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민주사회주의자들은 그동안 워싱턴DC 시장, 뉴욕·디트로이트·필라델피아·덴버 연방 하원의원,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며 세를 넓혀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중도·온건 성향인 당 주류들은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공화당과 맞붙는 본선에서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위스콘신주는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20년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2024년에는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대표적인 경합주다. 특히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가 없고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농촌과 소도시 유권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당 주류들은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경선에서 홍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당초 예비경선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던 에버스 현 주지사도 크롤리 후보를 뒤늦게 지지하고 함께 유세했으며, 선거운동 막바지 모금도 지원하면서 크롤리 후보는 홍 후보의 모금액을 추월했다.
앤서니 체르고스키 위스콘신-라크로스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홍 후보의 패배에 대해 "민주당 유권자들이 홍 후보의 많은 입장에 대체로 공감하더라도 그녀의 (본선)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NYT에 말했다.
홍 후보의 패배에는 후보 개인의 약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NYT는 짚었다.
홍 후보는 과거 경찰 폐지를 주장하고 추수감사절을 비판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논란이 된 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 등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대표 인사들로부터도 지지받지 못했다.
홍 후보는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선두를 달렸지만 본선 경쟁력 조사에서는 후보군 가운데 가장 취약한 편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스콘신에서 좌파의 기세가 주춤했다"며 "많은 유권자가 여전히 중도적인 접근 방식이야말로 민주당이 치열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이라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홍 후보의 패배만으로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영향력이 약화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같은 날 치러진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를 뽑는 민주당 예비경선에서는 샌더스 상원의원 등의 지지를 받은 진보 성향 페기 플래너건 부지사가 중도 성향의 앤지 크레이그 연방 하원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급진적 진보 성향 단체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의 찬프리트 싱 시애틀 지부장은 NYT에 홍 후보의 패배에 대해 "경합주 예비선거에서 경쟁력을 보인 것은 전국 각지의 다양한 유권자층에게 우리 입지를 다지는 데 있어 예상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신호"라며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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