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서 초박빙 접전 끝 ‘중도’ 후보에 석패
▶ 홍 후보 “정치 바꿀 무언가를 만들었다…영원히 기억될 것”
▶ 민주사회주의자로 진보 공약 내세워…트럼프, ‘공산주의자’ 견제구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한인 2세 후보인 프란체스카 홍(37·한국명 홍윤정) 주 하원의원이 고배를 들었다.
12일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전체 표의 98%가 개표된 현지시간 새벽 2시 34분께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이 39.8%의 득표율로 39.4%의 표를 얻은 홍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미 민주사회주의자(DSA) 소속인 홍 후보는 경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 사상 첫 한국계 미국 주지사 탄생 기대를 부풀렸지만, 끝내 당 주류의 지지를 받은 중도 성향 크롤리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개표 초반부터 근소한 차이로 추격전을 벌이던 홍 후보는 결과 확정 전 지지자 연설에서 "우리는 정치를 영원히 바꿀 무언가를 만들었다"며 "우리가 한 일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계속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패배 인정 후 베키 쿠퍼 선거운동본부장은 "우리가 치른 선거가 자랑스럽다"며 "깨끗한 캠페인을 펼쳤고, 진보 운동을 위해 진정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AP에 말했다.
비록 석패했지만 진보 성향의 아시아계 여성 정치인이 현직 토니 에버스 주지사의 지지를 등에 업은 중도 후보와 초접전을 펼친 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AP는 이번 경선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서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민주사회주의자가 승리에 가까운 결과를 낸 것은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 무시할 수 없는 분노와 불만이 존재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석했다.
홍 후보는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한국계 이민자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전문 셰프 출신인 그는 2020년 주 하원에 진출, 위스콘신 주의회 역사상 첫 아시아계 하원의원이 됐다.
자신을 '임금 노동자이자 한국 이민자 가정의 딸, 싱글맘, 세입자'로 소개하며 주지사 경선에서 노동자와 서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진보 공약을 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보편적 무상 보육, 공공 식료품점 도입, 공교육 및 공립대학 재정 확대, 주 단위 의료보험 통합, 최저임금 인상, 고소득층 및 대기업 과세 강화 등이 홍 후보의 대표 공약들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한 데이터센터 문제와 관련해 전기 요금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건설을 유예하자고 제안해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선에서 민주당 주류 지도부는 본선 경쟁력을 이유로 중도 성향인 크롤리 후보를 지원했으나, 홍 후보는 대학가의 젊은 유권자, 세입자·노동 단체 등 풀뿌리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넓혔다.
그 과정에서 홍 후보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보수 진영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등판해 홍 후보의 과거 발언 논란을 직접 언급하면서 "공산주의자"라는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 후보가 지난 2021년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취소'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경찰 예산 삭감과 조직 폐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이 뒤늦게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선 직전인 9일 홍 후보의 최고 17% 소득세율 공약 등을 언급하며 "사회주의자들이 민주당을 계속해서 왼쪽으로, 왼쪽으로, 왼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은 현직 에버스 주지사가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무주공산에서 출발했다.
민주당 후보직을 확정한 크롤리 후보는 오는 11월 본선에서 공화당 유력 후보인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맞붙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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